“한국은 은련(유니온페이)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상품과 지불결제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핵심시장입니다. 한국 중상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습니다.”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의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UPI) 본사. 이곳에서 브랜드·마케팅을 총괄하는 둥리 부총재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힘주어 강조했다. 둥 부총재는 “전에는 유니온페이 주요 업무가 중국인이 한국에 가서 잘 쓰게 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한국 회원들이 중국에서 어떻게 잘 사용하게끔 할 것인지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장이 신상품과 각종 IT 결제수단의 시험무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을 제외하고는 유니온페이의 비접촉식 결제 서비스인 퀵패스와 모바일 지불결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모범국가”라고 언급했다.
둥 부총재는 “골프강국답게 한국에서 그린피 할인 등 골프 관련 서비스가 성장해 인상이 깊다”며 중상층에 해당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중심의 좋은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공항라운지서비스, SOS서비스 등을 강화할 방침을 내비쳤다.
유니온페이는 중국카드 역사의 상징이다. 유니온페이가 설립된 2002년 이전까지 중국인의 소비 중 카드사용 비중은 2.2%에 그쳤지만 현재는 48%로 증가했다. 유니온페이카드 발급 수는 2011년에 마스터와 비자를 넘어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억장에 달했다. 연간 거래량도 2012년 마스터를 제친 데 이어 지난해 7조 달러를 넘어서며 비자를 바짝 추격 중이다.
유니온페이는 2005년 BC카드와 손잡으면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1600만여장이 발행됐다. 한류 영향으로 한국 내에서 중국 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들의 유니온페이 카드 사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UPI 본사 방문을 마친 뒤 들른 상하이 푸동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유니온페이의 야심찬 결제서비스 퀵패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온 주민 구쩌우(31)씨는 계산대에서 카드나 현금이 아닌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퀵패스 단말기에 대자 1초 만에 영수증이 출력됐다. 그는 “카드나 현금 없이도 결제할 수 있어서 친구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단말기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구쩌우씨 외에도 상당수 젊은이들이 퀵패스를 이용했다.
현재 중국의 백화점, 재래시장, 대중교통수단 등에 약 600만대의 퀵패스 단말기가 보급돼 있다. 이는 중국 내 전체 1300만 가맹점 중 절반에 육박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8월 비씨카드가 유니온페이와 제휴해 퀵패스 카드를 출시했다. 유니온페이 흥리우 총무부 단장은 “한국에서 최근 신용카드가 IC카드로 대거 교체되면서 퀵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무선결제(NFC) 단말기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하이=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중국 ‘유니온페이’ 상하이 본사 르포] “한국은 핵심시장… 중상층 사로잡을 서비스로 승부”
입력 2015-12-07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