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저는 배우로도 연예인으로도 여자로도 많이 움츠려 살았던 것 같아요. 그게 이제 많이 깨졌어요. 30대에는 20대 때 빛내지 못했던 수많은 불꽃을 펑펑펑 터뜨릴 생각이에요.”
지난 3일 종영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SBS)에서 주인공 한소윤 역을 맡았던 배우 문근영(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문근영은 7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을’ 종영 소감을 밝혔다. 명품 드라마로 불렸지만 시청률은 저조했다. 문근영의 최근 드라마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오랫동안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에 발목 잡혀 연기 폭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문근영은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이 있어도 ‘문근영이 조연을 해? 한물갔나?’라고 생각할까봐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진짜로 한물간 거면 어때요”라며 “전 이제 서른이고 한번쯤 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문근영이 선택한 한소윤이라는 역할도 전통적인 주인공은 아니었다. 추리물에서 사건의 중심에 있다기보다 사건을 풀어나가는 화자(話者)에 가까웠다. 문근영은 “‘문근영이 맡은 캐릭터인데 뭔가 있겠지’라고 기대하신 분들은 굉장히 답답해했다. 그런데 저도 속으로 ‘그냥 내레이터예요. 전달하는 게 목적이에요’라고 나름대로 답답해했다”고 말했다.
2000년 ‘가을동화’ 이후 15년 동안 문근영 이름 앞에는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문근영은 “다른 국민 여동생이 많이 생긴 지금 생각해보면 ‘국민’이라는 단어가 붙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다. 예전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싫기도 했다. 동시에 지켜내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출연한 영화 ‘사도’와 ‘마을’을 통해 배우로서 방향성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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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국민 여동생이란 부담 내려놓고 하고 싶은 역할 마음껏 할 거예요”
입력 2015-12-07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