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박사기념사업회(이사장 손봉호)는 장기려 박사 별세 20주기를 맞아 오는 16일부터 10일간 부산 지역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오는 16일과 23일에는 수영로교회와 땅끝교회에서 각각 장 박사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연다. 19∼20일에는 광복로 시티스팟에서 콘서트도 개최한다. 장 박사 사진과 기록이 있는 전시회는 19∼26일 중구 BNK부산은행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앞서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임학)은 지난 4일 병원 강당에서 장 박사 서거 20주기 추모 기념식을 가졌다.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장 박사는 6·25전쟁 때 처자식을 놔둔 채 아들만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부산 영도에서 미군 천막을 빌려 무료진료를 시작한 장 박사는 고신대병원 초대원장을 지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의료보험이었던 청십자의료조합을 설립해 가난한 이들을 치료했고 간암치료에 선구적인 업적을 남겼다. 영양실조 환자에게 ‘닭 두 마리를 살 수 있는 돈을 내주시오’라고 적은 처방전은 장 박사의 인술을 엿보게 하는 에피소드로 회자되고 있다.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을 무척 그리워한 장 박사는 정부가 먼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기회를 특혜라며 거절하기도 했다. 그는 76년 국민훈장동백장, 79년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한평생을 별다른 재산과 집 한 칸 없이 고신대병원 옥탑방에서 기거한 장 박사는 박애와 봉사정신으로 의술을 펼친 ‘한국의 슈바이처’ ‘바보 의사’로 불렸다. 그는 95년 12월 25일 별세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20주기… 부산 수영로교회·땅끝교회서 토크 콘서트
입력 2015-12-07 18:33 수정 2015-12-07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