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와 ‘핑크 플로이드’는 설명이 필요 없는 록 음악의 전설이다. 살아있는 록의 전설을 새 음반으로 만나게 됐다. 핑크 플로이드를 이끌었던 베이시스트 로저 워터스는 ‘로저 워터스 더 월(Roger Waters The Wall·위쪽 사진)’을, 비틀즈의 프로듀서 제프 린은 자신의 밴드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ectric Light Orchestra·ELO)’의 13번째 정규 앨범(아래)을 냈다.
핑크 플로이드가 ‘더 월’을 발표한 것은 1979년이었다. 멤버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던 무렵, 로저 워터스가 주도해 만든 앨범이다. 앨범을 완성하기까지 갈등은 극에 달했지만 결국 핑크 플로이드 최고의 걸작이면서 기념비적인 록 오페라 앨범이 탄생했다. 실험적이고 사회비판적인 시각이 담긴 앨범은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1982년 동명의 영화(감독 앨런 파커)로도 만들어졌다.
로저 워터스는 2010년부터 이 앨범으로 다시 투어 공연을 펼쳤다. 67세 되던 그해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작해 70세가 된 2013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내렸다. 3년간 219차례 공연을 했고, 410만명 넘는 관객을 모았다.
공연 수익도 기록적이다. 박스 오피스 수입이 4억5867만 달러에 이르렀다. 아일랜드 록 밴드 U2의 ‘360도’(2009∼2011년), 영국 록 밴드 롤링스톤스(Rolling Stones)의 ‘어 비거 뱅(A Bigger Bang)’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수입을 올린 투어 콘서트가 됐다.
이번에 발표한 앨범은 투어 콘서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OST다. 영화 ‘로저 워터스 더 월’은 지난 9월 전 세계 동시 개봉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국내에서는 지난달 말 상영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12일 앙코르 상영될 예정이다.
비틀즈와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의 앨범 프로듀서로 유명한 제프 린은 2인조 밴드 ELO의 멤버이기도 하다. 제프 린은 ‘주크 박스 우주선’으로 유명한 ELO의 13번째 정규 앨범을 무려 15년 만에 새로 내놓았다.
지난해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열린 BBC 라디오 ‘페스티벌 인 어 데이 라이브(Festival In A Day Live)’가 새 앨범 발매 계기가 됐다. DJ 크린스 에반스가 청취자들에게 “ELO의 공연을 원하느냐”고 물었고 공연 표 5만장이 15분 만에 매진됐다.
제프 린은 “하이드 파크 공연에 온 5만명은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새 앨범을 만들었다”며 “사운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LP로 만들기 좋게 짧은 곡 10곡을 넣었다. 기존 사운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문수정 기자
‘록의 전설’ 비틀즈·핑크 플로이드, 추억을 더듬다
입력 2015-12-08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