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실은 국민일보가 창간 27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한국기독교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면서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은 역사적인 해이다. 1988년 인권선언일에 창립한 국민일보는 젊은 패기와 지성으로 이 땅의 민주화 정착에 일획을 그었으며 사반세기가 넘도록 한국기독교의 대변지로 사명을 감당해 왔다.
청년 국민일보는 민족복음화와 세계기독교의 새로운 희망과 도전을 위해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국교회 위기 돌파 및 차세대 목회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을 창립했다. 본격적인 통일코리아 시대를 앞두고 한국교회에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함박눈이 내리던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2016년 새해를 앞두고 국민일보목회자포럼 임원진을 초청, 좌담회를 열었다.
-올해도 한국교회는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은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활동을 펼쳤나.
△정성진 목사=국민일보목회자포럼은 국민일보의 후원기관이자 한국교회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초교파 단체다. 창립 5개월 만인 지난 10월 국내 최초로 ‘중·소형교회를 위한 목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교인 수 100∼300명의 중형교회가 무너지면서 한국교회 양극화가 기업보다 더 심해졌다는 판단에서 대책 마련을 위해 계획한 행사였다. 내년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경기도 안산에서 펼치는 ‘희망나누기 프로젝트’처럼 지역 재래시장을 살리는 사업 등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려고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2017년)을 앞두고 있다. 오늘날 세계교회가 처한 상황 속에서 개혁의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소강석 목사=교회가 많이 세속화돼 있다. 오늘날 대형교회는 부와 영광의 자리로 손가락질받고 있다. 그래서 세습하는 걸 세상이 비판하는 거 아닌가. 결국 개혁의 방향은 끊임없이 주님의 교회, 성경의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뢰도 추락 등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개혁 과제는.
△김경문 목사=한국기독교의 위상이 흔들리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교권주의다. 이는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마음,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수님도 자기 부인을 실천했고 사도 바울도 ‘날마다 죽노라’고 했다. 그런데 예수님 제자라 말하는 우리는 자신을 채우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한국교회가 예수님의 비우는 정신을 성찰하고 따라야 한다. 또 인성과 지성, 영성을 겸비한 목회자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
-올해는 분단과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한반도 통일을 대비해 한국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소 목사=준비하지 않은 통일은 그야말로 재앙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통일 준비에 앞서 하나 돼야 한다. 하나로 연합한 뒤에 통일 이후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지 계획을 짜야 한다. 다가올 통일에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를 짜야 하는데 현재 한국교회는 각자 나름의 계획만 있다. 교계의 싱크탱크를 구성해 한국교회가 함께 통일을 대비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속히 짜는 게 중요하다. 통일을 대비해 교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뭉치는 데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노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우리 사회에 여러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정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일선 학교 적응이 어려운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는데 현재 10개국 학생이 재학 중이다. 결혼이주여성의 국적 취득을 돕기 위한 한국어 교실을 열고, 새터민 공부방도 운영한다.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을 돕는 일은 결국 교회가 해야 할 일이다. 정부가 모두 다 지원할 수 없으니 그리스도인이 나서 사랑으로 보듬어야 한다. 다만 과격 이슬람주의자에 대한 경계는 늦춰선 안 될 것이다. 노령화 문제에도 교회가 기여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인생 전반기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살았다면 후반기는 이타적인 삶을 살도록 교회가 은퇴자들을 이끌어줄 수 있다. 한국교회가 고령인구를 적극 선용한다면 교회뿐 아니라 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근·현대사는 기독교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교과서에서 너무 소홀히 다뤄졌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정 교과서에 기독교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교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소 목사=근대사 공헌 부분이 3줄 나왔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빠졌다. 기독교 역사를 왜곡하는 것과 다름없다. 기독교 역할은 반드시 제대로 기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만들고 세운 한국기독교의 정신을 미래 세대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연합기관과 교계 지도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
-프랑스 파리 테러 여파로 세계평화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슬람국가(IS) 공포’와 종교 간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김 목사=IS 문제는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닌 ‘영적 싸움’이라 생각한다. 보편적인 이슬람 교리와 다른 차별화된 집단이다. IS가 여타 종교와는 다른 집단이라는 걸 교회에서 가르치고 알려야 한다. 이 문제는 교회뿐 아니라 국가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IS를 신봉하고 반기독교 정서를 가진 이들이 자생적으로 생겨날 수 있다. 한국교회도 테러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기도해야 한다.
-‘종교인 과세’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계 단체마다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데 한국교회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
△소 목사=2018년 1월부터 종교인 과세가 시작된다. 목회자가 세금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나도 내고 있다. 사례비에 대한 세금을 안 내겠다 하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다. 다만 교회가 세무 사찰의 대상이 되는 건 우려스럽다. 교회에 고액 헌금한 성도에게 세무조사가 들어가고, 정부 말 듣지 않는 목사를 탈세 혐의로 몰 수도 있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뭉쳐서 내야 하는데 연합기관이 분열돼 거의 불가능하다. 지역별로 공청회를 여는 등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데 국민일보가 나름의 역할을 할 거라 생각한다.
-한국교회와 사회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국민일보가 창간 27주년을 맞았다. 국민일보에 제언이 있다면.
△정 목사=국민일보는 그간 건강한 정보를 생산하는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잘 해냈다. 앞으로는 국민일보가 지역 속으로 더 파고드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최근 모바일 뉴스가 인터넷보다 더 독자를 많이 확보했다. 온 세상이 스마트폰 속에 들어가는 시대가 온 것이다. 국민일보도 모바일 분야를 강화해 모바일 뉴스에 영성을 심는 일에 주력했으면 한다.
△김 목사=국민일보는 한국교회를 대변한다. 한국교회 병리현상을 짚을 때 건설적인 방향으로 비판했으면 한다. 여러 교회에 문제가 있는 건 인정하지만 염증 치료하다 환자를 죽여서는 안 된다. 또 재개발 지역에서 밀려나는 힘없는 교회를 돕는 데 국민일보가 나서줬으면 한다. 한국교회의 미래인 교회학교를 살리는 일에도 힘써주길 바란다. 최근엔 교회 축제인 크리스마스에도 분위기가 잘 살지 않는다. 한국교회 고유의 문화를 지키고 살리는 일에도 국민일보가 앞장서 달라.
△소 목사=평소 가족의 소중함을 못 느끼듯 한국교회도 국민일보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국민일보는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준 선물이다. 건전한 소식을 전하고 교회가 사회와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이단 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한국 기독교인들이 ‘1만원 후원하기’와 ‘국민일보 신문 애독 운동’을 펼치는 등 국민일보가 문서선교에 매진할 수 있도록 더욱 아끼고 열심히 후원해줬으면 한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창간 27주년 기념 국민일보목회자포럼 좌담] “한국교회, 예수님의 비우는 정신 따르고 희망 나눠야”
입력 2015-12-10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