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주탑 케이블 화재는 ‘낙뢰에 의한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전문가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기상청은 당시 낙뢰가 없었다고 밝혀 경찰의 화재 원인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절단되거나 손상된 케이블 3개만을 교체한 후 25일부터 통행을 부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날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도로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지난 4일 화재현장을 정밀 감식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수사의 핵심은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케이블 설치 공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화재 신고 접수 뒤 한국도로공사 등이 적절한 조처를 했는지 여부 등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낙뢰로 인해 교량케이블에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시작된 곳이 지상 80m 높이의 교량케이블 중간 부분이어서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데다 케이블에 전기시설 등이 없어 내부 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화재원인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낙뢰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4일 서해대교 화재 당시인 3일 오후 6시쯤에는 낙뢰가 없었고 오후 1∼2시쯤 낙뢰가 있었지만 화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그을음이 발생한 서해대교 71번 케이블은 정밀조사 결과 성능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절단된 72번과 손상된 56번·57번 등 3개 케이블만 교체하기로 했다. 도로공사는 56번 케이블을 해체하고 새로운 케이블로 교체해 안전성을 확보한 뒤 끊어진 72번 케이블을 다시 설치할 계획이다. 이어 57번 케이블을 복구하고 성탄절인 25일부터는 차량 통행을 부분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복구작업은 24일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날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비·눈이 많이 내릴 경우 복구에 차질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서평택IC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된 여파로 인근 국도는 주말과 휴일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지난 5일 서해대교 우회도로로 이용된 38·39번 국도는 교통량이 4만7000대로 평소보다 45% 늘었다. 6일에도 국도 38호선 구간 곳곳에서 아침부터 차량이 몰리면서 지·정체가 발생했다.
경부고속도로도 서해안고속도로를 피해 차들이 몰리면서 하행선 오산IC∼북천안IC, 천안IC∼천안분기점 등 일부 구간에서 정체가 발생했다.
LG복지재단은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평택소방서 고 이병곤(54·소방경) 포승안전센터장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하고 유가족에게 1억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당진=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서해대교 낙뢰 없었다는데… 화재 원인 미스터리
입력 2015-12-06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