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 잡았어(I got you).”
14명이 희생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던져 동료를 구한 ‘영웅’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이 세 마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난 섀넌 존슨(45·사진)의 숭고한 희생을 조명했다. 사연은 지난 2일 테러 당시 현장에서 그 덕분에 살아남은 동료 데니스 페라사가 그에 대한 감사와 애도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존슨과 페라사는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직원 송년파티에 참석해 대형 벽시계를 바라보며 같은 테이블에 앉아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때 총기난사범 사이드 파룩과 타시핀 말리크 부부가 들어와 총을 난사하면서 60여명이 있던 현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페라사와 존슨은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다.
페라사는 “의자 뒤에서 그는 가능한 한 가까이 자신 쪽에 붙어 있도록 왼팔로 나를 감싸 안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이 놀라운 사람 덕에 내가 오늘 여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며 “이 놀랍고 이타적인 남자는 조지아에 있는 고향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며 사무실의 모든 이에게 늘 미소를 안겼던, 우리 모두가 깊이 그리워할 사람”이라며 존슨을 애도했다.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존슨은 결국 테러 현장에서 숨지고 말았다. 하지만 페라사는 존슨의 희생 덕에 복부에 총을 맞았음에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페라사는 “나의 영웅이 했던 이 세 마디 말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이종선 기자
동료에 인간방패 돼주고 세상 떠난 남성… 美 LA 총기난사 현장에도 ‘영웅’이 있었다
입력 2015-12-06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