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행… ‘특화 선수’ YES-‘우수 선수’ NO

입력 2015-12-06 21:25

손아섭(27·롯데)에 이어 황재균(28·롯데)의 메이저리그 도전도 무산됐다. 호기롭게 나섰지만 돌아온 결과는 ‘무응찰’이라는 냉정한 평가였다. 한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 러시에 대응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가이드라인은 분명했다. ‘자기만의 특출한 무기가 있는가’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황재균에 대한 포스팅 결과를 받았다.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은 없었고 이를 롯데 구단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손아섭도 같은 이유로 미국 진출이 좌절됐었다.

예견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높다. 황재균은 올해 타율 0.290, 26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커리어 하이’다. 지난해 타율 0.321를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 실력만큼은 국내 정상급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발도 빠르다. 그러나 황재균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관심’ 정도였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마이너리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스타일이라는 게 그들의 결론이었다. 이는 손아섭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손아섭은 ‘KBO리그 통산 타율 1위’라는 무기가 있었지만 그 외의 다른 지표에선 메이저리그 구단의 구미를 당길 만한 것이 없었다.

반면 미국 무대 연착륙에 성공한 류현진(28·LA 다저스)이나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경우, 그들에겐 그들만의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류현진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꾸준함이 무기였다. 2006년 프로 데뷔 첫 해 다승왕·최다탈삼진·평균자책점 부분 1위로 투수 3관왕에 오르며 신인왕과 최우수 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한 류현진은 기복 없이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한화에서만 7시즌을 뛰며 190경기에서 98승52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고, 한국인 최초로 KBO리그에서 직행한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후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던 김광현(27·SK)과 양현종(27·KIA)도 한국무대에서 류현진만큼의 MVP급 활약을 보여 줬지만 꾸준함에선 밀렸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에서 KBO리그 최초로 유격수 40홈런을 기록하며 거포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거포형 멀티 내야수’로 자리 잡았고, 이는 피츠버그의 유니폼을 입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박병호(29)도 꾸준한 활약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에 성공했다. 2012 시즌 KBO 정규리그 3관왕(홈런·타점·장타율) 오른 박병호는 2014년 정규리그 2관왕(홈런 52개·타점 124개)에 올랐으며 이번 시즌에도 홈런 1위(53개), 타점 1위(146개), 타율 0.343으로 맹활약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