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원두커피’ 나요, 나!… 카페 간판 내건 편의점 3사

입력 2015-12-07 04:02

편의점 CU는 지난 3일 자체 커피·디저트 브랜드 ‘카페 겟(Cafe GET)’을 출시했다. CU가 원두 수입부터 전 과정을 관리하는 카페 겟은 2011년부터 판매해 온 원두커피 브랜드 ‘바바’를 대체할 예정이다. 웅진식품과 제휴를 통해 판매 중인 바바는 현재 9000여개 점포 중 4000여개 점포에 커피머신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CU는 자체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편의점 3사가 잇따라 ‘카페’ 간판을 내걸고 원두커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원두커피 가격은 한잔에 1000∼1500원으로 커피전문점 커피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데다 향후 커피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에 물꼬를 튼 것은 세븐일레븐으로 올해 초부터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를 테스트 판매하기 시작했다. 21개 매장에서 시작, 현재는 600여개 매장에서 세븐카페를 판매 중이다. 크기에 따라 1000원, 1500원 두 가지 종류로 판매 중이며 곧 100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S25도 지난 1일 ‘Cafe25’ 출시를 공식화하며 원두커피 판매에 본격 뛰어들었다. 앞서 테스트 판매를 통해 수요를 확인한 다음 1000여개 점포에 Cafe25 기계를 들여놨다. GS25 관계자는 “테스트 판매 기간 중 기업 사무실이 밀집한 오피스가 근처에서는 하루 250잔까지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GS25는 내년 하반기까지 3000개 점포에서 Cafe25 원두커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매 유통망인 편의점에서 자체 커피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은 커피 유통시장에서 편의점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보다 편의점 문화가 발달해 있는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편의점 원두커피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일본 내 점유율 1위 세븐일레븐이 그해 1월부터 국내 세븐일레븐과 같은 명칭인 세븐카페를 출시해 첫해 3억잔 넘게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누적 판매량이 7억잔을 넘길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일본 편의점 2위인 로손 역시 ‘마치카페’를 출시하며 맞대응하는 등 일본 편의점 업계에서 원두커피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 들어 ‘빽다방’ ‘매머드 커피’ 등 ‘테이크 아웃’ 저가 커피전문점이 보편화된 것도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입장에선 유리하다. 편의점 매장 수 기준 1·2위인 CU와 GS25는 전국에서 각각 90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 중이다.

3위 세븐일레븐 역시 8000개 가까운 점포를 운영해 커피전문점 중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1700여개)를 훌쩍 넘어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도시락을 둘러싼 편의점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원두커피 시장을 놓고 편의점 간 차별화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