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硏 ‘분단 70년’ 심포지엄] “진보-보수 신학, 통일 위해 깊은 골 메울 때”

입력 2015-12-06 19:22 수정 2015-12-06 21:13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5일 열린 ‘2015년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정기 학술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발제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분단 70년을 맞아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선 진보와 보수 진영 신학 사이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회가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신학이 교회 정치의 시녀가 아닌 교사로서 올바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이덕주 감신대 교수)와 한국기독교역사학회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분단 70년, 한국 기독교의 성찰과 반성’을 주제로 ‘2015년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정기 학술심포지엄’을 갖고 이 같이 토의했다.

‘신학이 정치를 만날 때: 해방 후 신학 갈등과 교회 분열’을 주제로 발표한 이덕주 소장은 “민족통일을 향해 화해와 일치를 구현해야 할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선 진보와 보수 신학 사이의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복음의 가치와 전통을 지키려는 보수와 시대·지역적 상황에 맞춰 복음의 형식과 전도 방법을 바꾸려는 진보 모두 신학과 목회 현장에서 대화와 협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신학교에서 진보신학, 진보 신학교에서 보수신학 강좌가 개설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또 “한국교회는 초기 선교사들과 한국 토착 교인들의 다양한 신앙체험과 고백을 바탕으로 신학의 다양성을 경험했지만 이를 포용하는 신앙훈련은 미숙했다”면서 “해방 후 한국교회가 경험한 신학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신앙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학이 교회 정치의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선교 초기부터 신학교육기관은 교단별로 복음전도자(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 운영됐다”면서 “한국의 신학교들은 대부분 교회 정치구조 정점인 교단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학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교회를 통해 이뤄지는 목회와 선교사역의 종사자를 양성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분단 70년, 한국 기독교의 성찰과 반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 명예교수는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에 한국교회가 거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신학’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고민도 성찰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번역신학’ ‘수입신학’에 머물면서 자기 문제를 스스로의 고민과 영성으로 극복해가지 않는 한국 신학계는 우리의 문제를 신학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김흥수 목원대 교수 등도 발제자로 참석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