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초강수 압박 탈당 명분 쌓기?… 안철수 “혁신전대 수용하라” 최후통첩

입력 2015-12-06 21:51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한 문재인 대표를 강력 비판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문 대표가 여야 지도부 간 총선 선거구 획정 협상이 열린 국회 귀빈식당으로 들어서는 모습. 이병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6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에 대한 ‘최후통첩’이자 본격적인 ‘탈당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安 “시대흐름과 국민 요구에만 충실할 것”=안 의원은 단호한 표정과 강한 어조로 문 대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동안 ‘김상곤 혁신안’의 미흡함과 본질적 혁신의 당위성만 강조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안 의원은 ‘혁신전대가 분열과 대결의 장이 될 것’이라는 문 대표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 선거가 국민 분열과 대결을 부르기 때문에 선거를 피하고 대통령을 추대해야겠다는 말과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그동안 야당이 총선 직전 전대를 개최한 사례를 언급하며 “문제는 시간이 아니다. 기득권에 연연치 않고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한다면 전대에 다시 나가는 게 뭐가 어렵냐”고 반문했다. 문 대표를 기득권 세력으로 정조준한 것이다.

지난 4일 문 대표가 표명한 ‘안철수 혁신안’ 수용의사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 의원은 “지금 수용할 수 있었다면 왜 전에는 외면하고 비판했는지 묻고 싶다”며 “석 달이 지난 후 왜 갑자기 수용하게 됐는지 국민들께 설명하라”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당분간 지방에 머물며 향후 정치행보 구상을 정리할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안 의원의 ‘초강수’가 탈당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직접 ‘탈당’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2011년 서울시장 후보직과 2012년 대통령 후보직을 양보한 것을 거론하며 “(당 혁신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오직 시대흐름과 국민요구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다. 탈당까지 시사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안 의원의 한 측근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전대에 준하는 타협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탈당으로 가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안 의원이) 모든 걸 다 희생했는데 당은 변화가 없고, 혁신도 하지 않겠다면 자기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책임은 당신들한테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비주류 ‘탈당불사론’ 확산… 千신당 “함께할 수 있다”=비주류의 ‘집단탈당설’도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비주류 진영에서는 호남 의원들의 ‘선도’ 탈당에 이은 수도권 의원 탈당이라는 ‘단계별 시나리오’마저 흘러나온다. 한 비주류 핵심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하면 우리는 당연히 함께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재선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재편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을 필두로 한 비주류 탈당파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신당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비주류 의원은 “탈당한다면 천 의원과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정당의 방향과 목표 등을 놓고 논의해 봐야겠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함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천 의원 신당과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안 의원이 2013년 독자 세력화에 실패했지만, 천 의원 신당과 합류할 경우 내년 총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