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제안 없다”… 安, 文에 최후통첩

입력 2015-12-06 21:58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오른쪽 얼굴) 의원이 6일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다시 촉구하며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겠다. 묻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전대가 거부될 경우 탈당 등 중대결심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문 대표는 응답 없이 비정규직 대책 발표에 나서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치킨게임’이 단일화 실패와 대선 패배로 귀결됐던 2012년 연말정국을 연상케 하고 있다. 야권 전체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세력 재편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안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표를 향해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한 12월 3일 결정을 재고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 당과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 달라. 그리고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 달라”고 했다.

그는 또 “현재의 체제와 리더십으로 당의 분열과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가. 지금 우리 당으로 총선 돌파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보는가”라고 물은 뒤 “정치 리더십은 누르고 억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짓누를수록 불신과 갈등은 커지고 화합은 멀어져 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문 대표가 다시 당선된다면 저는 깨끗이 승복하고 적극 도울 것”이라고도 했다. 안 의원은 문 대표가 혁신 전대 거부 이유로 내세운 당 분열, 물리적 시간 부족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면 문 대표는 지난 3일 혁신 전대를 거부한 이후 ‘마이웨이’에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그는 안 의원의 기자회견 소식에도 당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가 비정규직 4대 개혁을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노동법안 가운데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이 아니다”며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확고한 당론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했다.

그는 취재진이 안 의원의 제안에 대해 묻자 “오늘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노동개혁 등 정치 현안으로 대여(對與) 전선을 치면서 리더십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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