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업계 해외수주 ‘활로 찾기 변신’

입력 2015-12-06 21:45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사업 분야와 진출 국가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저유가로 중동 산유국의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해외건설수주 실적이 부진하자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활로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해외건설수주는 최근 8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6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누적 기준 해외건설수주는 406억 달러로 전년 동기 591억 달러 대비 31.1% 감소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2009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특히 중동지역 수주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11월까지 중동 수주는 14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6억 달러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각 건설사는 그동안 눈을 돌리지 않았던 시장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SK건설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호 인근에 연산 800만t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공장을 짓는 공사를 지난달 미국 업체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총 43억5000만 달러(약 5조1029억원) 규모의 초대형 공사로 SK건설의 지분은 전체의 30%인 1조5270억원이다. 국내 업체가 외국에서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것은 SK건설이 처음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필리핀 지열발전시장을 개척했다. 필리핀은 세계 2위 지열발전 국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필리핀 루존섬 소르소곤주에 위치한 바콘마니토 지열발전단지에 31㎿급 지열발전소 4호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교두보로 삼아 동남아 지열발전소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8월 ‘코타 카사블랑카 2단계’ 건축공사 계약을 체결하며 인도네시아의 민간 건축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건설시장으로 평가된다. 코타 카사블랑카 2단계는 연면적 33만6596㎡ 규모의 업무시설 1개동과 아파트 2개동(1196가구)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중국 산둥성 야오청 소각발전프로젝트에 대우건설의 대기오염 제거기술을 적용하는 합의각서(MOA)를 지난주 산동국환산업투자유한공사와 체결했다. 야오청 소각발전프로젝트는 하루 생활폐기물 300t을 처리하는 발전소를 만드는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초 우즈베키스탄 석유가스공사와 수르길 BTX 플랜트의 개념설계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개념설계는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로 이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연계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향후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중동발 악재로 어닝쇼크를 겪은 건설사들이 사업 분야와 진출국을 다양화하는 한편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는 분위기”리며 “내년부터는 보다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