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러포즈를 열한 번이나 했지만 거절당한 ‘비둘기 총각’이 낙심한 채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참새 친구가 찾아와서 물었습니다. “너는 눈 한 송이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아니?” 비둘기는 귀찮다는 듯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그런 걸 알아서 뭐해. 별것 아니겠지 뭐.”
그러자 참새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날 내가 커다란 나무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눈이 오기 시작했어. 눈송이는 아주 조용히 사뿐사뿐 쌓였지. 나는 심심해서 그것을 세어 보았어. 정확하게 874만1952송이가 내려앉을 때까지는 아무 일이 없었어. 그런데 그 다음 눈 한 송이가 내려앉자마자 그 커다란 나뭇가지는 우지끈하고 부러졌어.”
참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총각 비둘기는 눈을 번뜩이며 생각했습니다. “별것 아닌 눈 한 송이가 더 얹혀지자 큰 나뭇가지가 부러졌다니. 그래, 나도 한 번 더 시도해 봐야겠어.”
비둘기 총각은 결국 열두 번째 프러포즈에서 성공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에 대해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수식하는 이들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비겁했고, 이삭은 우유부단했으며, 야곱은 간사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모두 주목받는 신분의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죄인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세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서 귀하게 쓰임 받았던 것입니다.
‘세일즈’로 성공한 사람들은 ‘가만이’라는 전략과 ‘좌우지간’이란 기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가만이’란 ‘가서 만나서 이야기하라’는 뜻이고, ‘좌우지간’은 ‘좌우지간 방문해서 좌우지간 이야기하면 좌우지간 팔린다’라는 뜻입니다. 몇 번 시도해서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만나고 이야기하고 시도하라는 것이지요.
이탈리아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경험했던 일입니다. 공연 중에 바이올린 줄이 계속 끊어져 결국 하나만 남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한 줄을 가지고 나머지 연주를 훌륭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줄이 다 끊어지고 한 줄만 남았을 때 분명 소리도 이상해졌을 겁니다. 당황이 되었겠죠. 그러나 파가니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의지하던 줄들이 끊어질 때가 있습니다. 돈줄도 끊어지고, 사람 줄도 끊어지고, 건강의 줄도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의 줄은 끝까지 끊어지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줄입니다. 그 줄을 붙잡고 계속 연주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줄입니다.
눈송이 하나처럼 별것 아닌 것이 우람한 나뭇가지를 꺾듯 ‘별것 아닌 것’의 ‘한 번 더’가 우리의 인생과 세상을 바꿉니다. 올해 여러분들이 목표한 것을 위해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더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박건 의왕 예전교회 목사
[오늘의 설교] 눈 한 송이의 기적
입력 2015-12-06 18:56 수정 2015-12-06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