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축농증과 풍선수술

입력 2015-12-07 18:18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병원장
겨울철은 축농증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다. ‘고름이 쌓이는 증세’라는 뜻을 가진 축농증은 콧구멍과 연결된 두개골 내 공간(부비동)에 고름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부비동의 본래 기능은 숨을 쉴 때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인체에 알맞게 조절하고 이물질을 걸러 코로 배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코와 연결된 부비동 입구가 막히면 분비물이 부비동 안에 그대로 고인다. 이때 세균에 감염되면 순식간에 부비동이 공기 대신 고름으로 가득 찬다. 축농증이 발생하는 원리다.

콧구멍 안쪽은 혈관이 많이 모인 점막으로 덮여 있다. 그런데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면 점막도 부어 코의 입구도 좁아진다.

따라서 축농증을 감기 뒤에 올 수 있는 합병증 정도로 쉽게 생각해선 절대 안 된다. 축농증(만성부비동염) 환자의 불편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학습능력과 업무능력이 저하되는 등 삶의 질도 뚝 떨어진다.

발병 초기 약물로 잡지 못한 축농증은 내시경 수술로 치료한다. 최근 풍선카테터를 이용한 부비동 확장술(축농증 풍선수술)도 많이 사용된다. 어린이, 임산부, 65세 이상 고령자 등 노약자에게도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어서다.

축농증 풍선수술은 작고 유연한 풍선카테터를 콧구멍으로부터 부비동 입구까지 밀어 넣은 다음 풍선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막힌 부비동 입구를 넓히고, 안에 쌓인 고름을 배출시키는 치료법이다.

201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5만건 이상 시술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부터 시작했다. 기존 부비동 내시경 수술에 비해 치료성적이 나쁘지 않고 출혈, 통증,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아 활용도가 나날이 늘고 있다.

축농증 풍선수술은 25분 정도면 충분하다. 수술 후 경과도 상당히 좋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서 축농증 풍선수술을 받은 환자 5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단 1명을 제외한 50명(98%)이 수술 후 이상 증상이 완전 소실되는 효과를 얻었다. 심지어 임신부 2명도 시술을 받고 축농증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축농증 풍선수술은 당일 수술 및 퇴원이 가능하고 생활에 바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남녀노소, 연령에 상관없이 시술이 가능하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