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인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사진)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망이 사실일 경우 ‘중동 무장세력의 원조’ 격인 탈레반 내부 권력투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만수르가 지난 2일 파키스탄 퀘타시에서 탈레반 지휘관급 회의를 주재하던 중 심한 다툼이 발생해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압둘 라시드 도스툼 아프간 부통령의 대변인 술탄 파이지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만수르가 부상 끝에 사망했다”는 글을 남겼다. 아프간의 총리 격인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도 트위터를 통해 “만수르가 중태에 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탈레반 측은 만수르의 사망설에 대해 “탈레반 분열을 획책하는 아프간 정부의 농간”이라며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만수르는 당시 파키스탄에 가지 않고 아프간에 있었다”고 일축하면서 만수르의 육성이 녹음된 오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하지만 복수의 관계자들이 만수르의 사망이나 중태를 확언한 만큼 탈레반 내부의 혼란은 자명해 보인다. 취임 4개월에 불과해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몰두하고 있던 만수르가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후임 인선과 지도부 장악을 놓고 내분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만수르는 탈레반을 설립한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전 최고지도자가 2013년 이미 사망한 사실이 최근 공개되면서 지난 7월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최근 대외 창구인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 대표를 새로 임명하면서 아프간 정부와 대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었다. 가디언은 “이번 사망설로 인해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는 잠시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탈레반 최고지도자 만수르 사망”… 신화통신 “지휘관 회의 중 피격”
입력 2015-12-04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