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인 레인저와 그린베레, 네이비실을 포함한 미군의 모든 전투병과가 여성에게 개방된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남성과 여성 간에는 평균적으로 신체 능력의 차이가 있지만 전투병과의 혹독한 신체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여성들이 충분히 있다”며 역사적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군 134만 병력 중 15.6%를 차지하는 여군에게 22만개에 달하는 전투병과가 새로이 개방된다.
2001년 이라크전 발발 이래 여군은 전방에 복무해 왔으나 정작 승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투병과에는 공식 복무가 금지돼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1948년 군내 인종차별 철폐와 2011년 동성애자 입대 허용에 이어 미군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3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당시부터 군에 이 같은 조치를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미 해군과 공군은 이미 대부분의 전투병과를 개방했고, 육군도 올해 레인저스쿨에서 3명의 여군 졸업생을 배출한 바 있다.
그러나 미 해병은 반발하고 있다. 남성 병력 93%가 보병인 해병은 지난 9월 남녀 병력 통합이 전투력 손실을 가져온다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보병 및 포병 부문을 이번 조치에서 제외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당시 카터 장관은 군 전체에 동일한 방침이 적용돼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상원국방위원장과 맥 손베리 하원의원은 “카터 장관의 결정은 군 요원들과 군의 전투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30일간의 검토기간을 거쳐 실행되며 이 기간 의회는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美, 모든 전투병과에 女軍 배치한다
입력 2015-12-04 21:01 수정 2015-12-04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