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슬림 경영’… 임원 294명 승진

입력 2015-12-04 21:44

최악의 경제 불황에 ‘기업의 별’들이 칼바람을 맞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이 4일 임원 294명을 승진시키는 201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자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47명) 이후 최소 규모이고 지난해 말 승진인사(353명) 때보다 16.7%나 줄었다. 반면 올해 삼성그룹의 임원 퇴직자 수는 300∼5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역대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사이 대다수 계열사에서 퇴임 대상이 된 임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했다. 삼성그룹의 전체 임원 규모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퇴직 임원이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규모가 3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전년 대비 임원 승진자 규모는 줄었으나, 44명의 발탁 인사를 실시해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승진연한을 뛰어넘는 발탁 승진자는 부사장 5명, 전무 15명, 상무 24명 등이다. 발탁인사 수도 2015년 임원 인사(56명) 때보다는 감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좋지 못하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장단 급여 전액을, 임원들은 최대 50% 급여를 반납했다. 조직 슬림화를 진행 중인 포스코는 지난 7월 이미 고위 임원 25명이 포스코를 떠났으며, 내년 초 진행될 임원 인사 전망도 밝지 않다. 이달 중순 임원급 인사를 실시할 예정인 SK그룹은 주력 기업인 SK텔레콤의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승진 폭이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인사를 실시한 LG그룹도 승진자가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줄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