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쩐의 전쟁’ 이은 또다른 싸움… FA 보상선수 지명 눈치 작전

입력 2015-12-04 21:24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들을 두고 한바탕 ‘쩐의 전쟁’이 벌어졌다. 굵직한 선수들이 계약을 체결하면서 FA 열기도 가라앉나 했지만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FA 보상을 놓고 각 구단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올 시즌 FA 자격을 얻은 22명 중 타 구단으로 이적한 선수는 4일 현재 7명이다. 이들을 영입한 구단은 FA 보상 규정에 따라 해당 선수의 원 소속구단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상대 구단의 선택에 따라 데려온 선수의 연봉 300%를 지불하거나, 연봉 200%와 보상선수를 줘야 한다. FA 선수를 내준 구단들은 대부분 후자를 택한다. 이 과정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구단과 전력을 극대화하려는 구단 사이의 신경전은 필연적이다.

SK는 FA 3명을 타 구단에 내줬다. 정상호(포수)는 LG로, 윤길현(투수)은 롯데, 정우람(투수)은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출혈이 컸지만 보상선수로 어느 정도 전력 누수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LG와 롯데로부터는 보상선수 명단을 받았다.

SK로서는 정우람에 대한 보상이 롯데 구단의 선택 뒤로 밀린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화가 정우람을 영입한 날, 롯데로부터 심수창(투수)을 데려오면서 ‘동일한 날짜에 복수의 FA와 계약했을 경우 정규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보상한다’는 규정이 적용됐다.

FA 최대어 박석민(야수)을 영입한 NC는 명단 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신생팀 혜택이 끝나면서 창단 후 처음으로 보상선수를 내주게 된 NC는 두꺼운 선수층이 되레 발목을 잡았다. NC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중부리그에서 화성(넥센)을 10게임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할 만큼 유망주들이 많다. 출혈을 줄이기 위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주축 선수 2명을 잃은 넥센은 FA 보상에서도 손실이 크다. 유한준(야수)이 신생팀 kt로 가면서 보상선수를 받을 수 없게 됐다. kt는 유한준 연봉의 300%만 넥센에 건네면 된다. 손승락(투수)에 대한 보상도 후순위로 밀려 불리하다. 손승락이 롯데로 이적했지만 이보다 하루 앞서 윤길현이 롯데행을 택하면서 보상선수 선순위를 SK에 내줬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