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너스 렌프루 본햄스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홍콩 미술시장의 뉴스메이커다. 영국 캠브리지 태생으로 2007년 홍콩에서 아트페어인 아트홍콩이 생기면서 창설멤버로 참여했다. 스위스 바젤에 인수된 후에는 아트바젤 홍콩 디렉터를 맡아 2013년 5월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그런 그가 지난해 본햄스 홍콩(2007년 진출)으로 전직하자 홍콩 미술계는 술렁였다. 30일 홍콩 중심가 ‘원 퍼시픽 플레이스’에 위치한 본햄스 20층 집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경매사간 경쟁이 치열한데, 본햄스만의 전략이 있나.
“아시아 미술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계 시장의 흐름에 맞추는데 주력한다. 아시아 미술을 넘어서 글로벌 미술을 많이 소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뉴욕 크리스티의 2인자인 아시아 미술 담당 스페셜리스트 잉그리드 듀덱을 영입했다.”
-지난 10월 하반기 경매에서 한국 등 아시아 미술 실적은 어땠나.
“아시아 미술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식민지적 관점이 배어 있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보기 때문이다. 한국 미술은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미술 등과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오히려 글로벌 한 문맥에서 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한 문맥의 의미는.
“한국 단색화만 보더라도 글로벌 수준에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가 주목한다. 중국 자본도 이제는 중국 작가 뿐 아니라 한국 작가에게도 관심을 갖고 사기 시작했다.”
-한국 컬렉터들이 참여하나.
“2주 전에 일본과 한국미술 스페셜리스트를 채용했다. 한국은 한국 컬렉터가 새로 나타나기 때문이고, 일본은 컬렉터 보다는 일본미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서다.”
-아트바젤 홍콩 디렉터를 맡았었다. 성공 비결은 뭔가. 스위스 바젤의 브랜드 덕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브랜드가 아니라 전략이다. 국제시장과 달리 아시아 아트페어는 아시아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이걸 바꾸기 위해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우선 질에 있어 국제적인 수준을 맞추기 위해 ‘선별 위원회’를 운영했다. 갤러리가 참가 제안서를 제출해도 위원회가 심사해 걸러낸다. 통상 아트페어가 그냥 갤러리를 초청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다보니 경쟁률이 2대 1, 3대 1 등으로 갈수록 치열해진다. 두 번째는 지리적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아시아만이어서도, 구미 중심이어서도 안 된다. 전 세계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다.”
-키아프를 위한 제안을 하자면.
“대만의 아트타이페이도 그렇지만 키아프도 화랑협회가 주최하는 것이 문제다. 화랑협회는 화랑에 관대하다. 아트페어가 잘 되려면 잘하는 갤러리와 그렇지 않은 갤러리를 가려내야 내야 하는데, 모두에게 잘 하려고 한다. 지금의 조직구조로는 한계가 있다.”
-단색화 거품론에 대해서는.
“1, 2년 전과 비교하면 컬렉터들이 선별해서 사는 것 같다. 특정 시기의 작품, 어느 정도의 질적 수준을 갖는 작품을 찾는다. 시간이 좀 지나면 자연스러운, 지속 가능한 가격 수준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홍콩=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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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6 20:01 수정 2015-12-06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