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주탑 꼭대기에 불 진화하던 소방관 1명 순직

입력 2015-12-03 22:04 수정 2015-12-04 00:23
경기도 평택시 서해대교 목포방면 2번 주탑에 연결된 교량케이블에서 3일 오후 낙뢰로 추정되는 불이 나(붉은 선)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래 사진은 불이나 끊어진 케이블.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3일 오후 6시10분쯤 경기도 평택시 서해대교 목포방면 2번 주탑(송악IC 인근)에 연결된 교량케이블에서 낙뢰로 추정되는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3시간30여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경기도재난안전본부와 충남소방재난본부는 소방관 60여명, 장비 20여대를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평택소방서 이병곤(54·소방경) 포승안전센터장이 오후 7시쯤 끊어지면서 아래로 떨어진 케이블에 맞아 숨졌다. 근처에 있던 소방관 2명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부상이 심하지 않아 센터로 복귀했다. 이 케이블은 지름 280㎜, 길이 50m다.

화재 현장이 180여m 높이의 주탑 꼭대기 근처여서 소방관이 올라가기 어려운데다 강풍 탓에 헬기를 동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소방당국은 진화에 애를 먹었다. 이에 따라 소방관들은 서해대교 주탑 외부계단을 통해 불이 난 곳으로 접근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낙하물 잔해를 제거하기 위해 고속도로 양방향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면에는 한때 차량 600여대가 경찰의 안내로 서평택IC를 통해 39번 국도로 우회했다. 맞은편 서울방면에서도 차량 500여대가 송악IC를 통해 39번 국도로 우회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도로공사 직원이 ‘번쩍하더니 불이 났다’고 말해 낙뢰로 인한 화재로 보고 있다”며 “현장에는 교량 전문가 등이 투입돼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