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스캔들’ 홍역 FIFA 6개월 만에 10명 또 체포돼

입력 2015-12-03 21:22
‘부패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고위층이 6개월 만에 같은 호텔에서 기습적으로 검거됐다.

FIFA 자체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집행위원회 회의를 불과 세 시간 앞두고 고위 간부 10여명이 경찰에 체포된 데다 현직 부회장들을 포함한 고위층의 수십억원대 뇌물수수 혐의가 새로 적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법무부의 FIFA 부패 수사 일환으로 스위스 당국이 3일 새벽(현지시간) 취리히의 최고급 호텔 ‘바우어 오 락’ 등지에서 전·현직 FIFA 고위 관계자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검거된 인물 중에는 알프레도 아위트 북중미축구협회(CONCACAF) 회장 직무대행과 후안 앙헬 나푸트 남미축구연맹(CONMEBOL) 회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두라스 출신의 아위트와 파라과이 출신의 나푸트는 모두 현직 FIFA 부회장으로 집행위원회 멤버다.

스위스 법무부는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미 법무부 체포 요청에 따라 2명의 FIFA 인사를 구금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월드컵 지역예선을 포함한 중남미 축구대회의 마케팅 권리를 넘겨주는 대가로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사법 당국 관계자는 10명 이상을 공갈, 돈세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NYT에 전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5월 27일 새벽에도 같은 호텔에서 FIFA 고위직 7명을 체포한 바 있다.

제프 블라터 회장이나 제롬 발케 전 사무총장 등 최고위직은 이번에도 체포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FIFA는 내년 2월 차기 회장 선거를 치르는 것과 동시에 자체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무총장이었던 프랑수아 카라르를 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해 개혁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개혁안에는 FIFA 회장과 집행위원의 연임을 3회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FIFA 내부에서 개혁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다시 철퇴를 휘두름에 따라 FIFA 개혁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