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 폭발사건 한국인 범행 가능성… CCTV속 용의자 한국인

입력 2015-12-03 19:33
지난달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발생했던 폭발사건이 한국인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날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사건 직전 현장 인근 CCTV에 포착된 용의자 남성이 한국인이며, 그가 사건 직후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30세 전후의 배낭을 멘 남성 용의자는 종이가방으로 보이는 물체를 들고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로 향했으며 사건 이후 찍힌 영상에는 그 물체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은 남문을 통해 신사를 빠져나갔고 인근의 구단시타역 방향으로 걸어가 지요다구 소재 호텔로 향한 것으로 일본 경찰은 파악했다. 사건 며칠 전 일본에 입국한 남성은 사건 직후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평양전쟁 일본인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쯤 남문 근처 남성용 화장실에서 폭발음과 함께 천장과 내벽 일부가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천장에 가로세로 각 30㎝ 길이의 구멍이 생겼다. 현장에서는 기판과 도선이 달린 디지털식 타이머와 건전지 등 시한식(時限式) 발화장치가 발견됐으며, 건전지는 한글이 적힌 한국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사 공조요청을 하고 법과 증거에 기반을 두고 적절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본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일본 경시청 책임자는 ‘용의자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 경찰과 수사 공조를 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도 “일본 정부로부터 조사결과를 통보받거나 협조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종선 조성은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