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극장 어디까지 왔나] ‘별별’ 영화관 속 오감이 즐거워졌다

입력 2015-12-05 04:02
극장의 좌우 벽면까지 영화 장면이 나오는 스크린X. 화면 폭의 한계 때문에 보이지 않는 양쪽 배경이나 풍경 등을 벽면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 CGV 제공
장서 1만여권이 비치돼 영화 관람 전후에 빌려볼 수 있는 시네라이브러리.
메가박스에서 상영되는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라스칼라’ 공연 장면.
반구(半球) 형태의 상영관으로 입체적인 몰입감을 자아내는 스피어X.
영화의 흐름에 따라 물, 바람, 향기 등이 객석으로 쏟아지는 4DX.
'숨어있던 1㎝를 찾았다.’ 새로운 브라운관 개발로 양쪽에 잘 보이지 않던 공간을 1㎝가량 확보했다는 사실을 강조한 수년 전 어느 텔레비전 브라운관의 광고문구다. 요즘의 영화관이 그렇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크린으로 숨어있던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갖가지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극장이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다. 관객 입장에서는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영화관 스크린 혁명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3개의 화면 스크린X=극장 정면에 스크린이 있고 좌우 양쪽 벽면에 또 다른 스크린이 있다. 주요 장면은 중앙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지만 스크린 폭의 한계 때문에 보이지 않는 양쪽 배경이나 풍경 등은 벽면 스크린을 통해 보여준다. CGV여의도와 홍대를 비롯해 46개 극장에 77개가 설치돼 있다. ‘검은 사제들’에 이어 16일 개봉되는 황정민 주연의 ‘히말라야’가 스크린X로 상영될 예정이다. 히말라야의 광대한 설원을 와이드 앵글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감체험 특별관 4DX=영화 상영 중에 물, 바람, 안개, 비, 눈, 거품, 번개, 공기, 진동, 향기, 간질이 등 효과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드는 4DX는 영화의 흐름과 관객의 감정을 고려해 프로그래밍된다. ‘쥬라기 월드’ ‘어벤져스’ 등 블록버스터 액션에 제격이다. 상암, 영등포, 왕십리, 용산 등 CGV와 롯데시네마 월드점 등에 한 관씩 있다. 젊은 관객이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객석점유율이 90% 이상일 정도로 인기다.

◇입체적인 몰입감 스피어X=반구(半球) 형태의 상영관으로 몰입감을 극대화시킨다. 원형의 돔 형태로 극장 공간을 설계했고 3S(Screen, Sound, Seat)의 기술력을 응집했다. 스크린은 상하로 기울어지고 좌우로 변형되는 스타일로 입체적인 효과를 낸다. 독립된 서라운드 스피커가 음향감을 높여주고 천장에서 소리를 내는 실링 스피커가 어우러져 생생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CGV천호에 유일하게 스피어X(210석)가 갖춰져 있다.

◇항공기 1등석 골드클래스=150석 규모의 영화관에 30∼45석을 배치해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팝콘과 음료수를 먹을 수 있게 사이드 테이블을 두었고 좌석별로 개인물품 수납장을 비치했다.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와 맥주, 주스, 생수, 슬리퍼, 물티슈 등이 제공된다. 프러포즈·생일 등 기념일 이벤트, VIP 대관 행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CGV왕십리, 상암, 용산, 울산삼산, 오리, 영등포와 롯데시네마 월드점 등에 마련됐다.

◇아이들과 함께 시네키즈=어린이 전용 상영관 ‘시네키즈’, 어린이 미니 도서관 ‘시네키즈 라이브러리’,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카페’로 구성됐다. 어두운 곳을 싫어하는 어린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밝은 환경에서 영화 관람이 가능하도록 고선명 스크린을 장착했다. 좌석도 어린이 체형에 맞게 설치했다. CGV하계에 이어 북수원에는 어린이들이 영화도 보고 디보 캐릭터와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시네키즈 위드 디보’가 들어섰다.

◇영화도서관 시네라이브러리=국내 최초 영화 전문 도서관으로 CGV명동역에 오픈했다. 장서 1만여권이 비치돼 있어 영화 관람 전후에 빌려볼 수 있다. 문학, 그래픽노블, 만화, 논픽션 등 서적이 있는 C섹션(Creativity), 감독과 배우 관련 서적, 영화전문서와 시나리오, 콘티북 등이 구비된 G섹션(Guide), 예술 및 인문학 도서가 비치된 V섹션(Visuality & Arts) 등 3개 코너로 구성됐다. 영화와 책을 접목한 강좌가 수시로 열린다.

◇영화관과 갤러리의 만남=영화관 로비와 상영관 복도, 퇴장로 등의 공간에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CGV천안펜타포트에 마련됐다. ‘영화관 속 미술관’을 테마로 상명대 천안캠퍼스 예술·디자인 대학 학생과 교수들의 작품을 주기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무대조명과 폴딩 테이블 등 시설을 갖춰 강의도 할 수 있는 ‘콘퍼런스관’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관이다. 진동좌석 ‘비트박스’와 커플석 ‘스윗박스’도 있다.

◇짜릿한 전율 돌비 애트모스=상하좌우뿐 아니라 천장에도 독립된 스피커가 있는 등 최대 64대의 스피커를 갖춰 360도 전방위로 흐르는 3차원 입체음향을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M 등 메가박스 체인극장의 시설이 뛰어나다. 16일 개봉 예정인 최민식 주연의 ‘대호’가 돌비 애트모스 전용관에서 상영된다. 웅장하면서도 입체적인 음향을 통해 지리산에서 포효하는 대호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오페라와 콘서트를 라이브로=유명 오페라와 콘서트를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메가박스 코엑스, 센트럴, 목동, 신촌 등 9개 지점에서는 5일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가 지휘를 맡은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라스칼라’가 선보인다. 또 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 모닝구 무스메의 콘서트 ‘투어 라이브뷰잉’이 8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상영된다. 위성중계를 통해 일본 공연실황을 실시간으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연과 세미나까지 시네비즈=스마트 시트와 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영화 관람은 기본이고 기업 강연, 기자회견, 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잠실 월드타워, 가산디지털, 상암누리꿈 등 롯데시네마의 특징이다. 와인을 마시고 롯데시네마의 최신 영화를 관람하면서 기차여행을 떠나는 ‘와인 & 시네마 트레인’이 이색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서울역∼충북 영동역을 오가며 와인족욕, 재래시장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각양각색의 특별 이벤트=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수시로 이벤트가 벌어진다. 정보를 미리 체크하면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다. 롯데시네마에서는 대학입시 수험생 티켓 할인과 직장인 송년회 단체관람 이벤트를 열고 있다. 메가박스 신촌점M관은 18일 오후 7시 남녀 각 100명을 초청해 ‘어바웃 타임’을 상영하고 커플을 매칭하는 ‘솔로관 시즌2’를 진행한다. 메가박스 일산 백석점에서는 여름철 텐트를 치고 바비큐를 먹으며 야외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캠핑시네마 오픈M’이 인기를 끌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