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거리의 노숙인조차 기피하는 지하 노숙인은 버림받은 사람들의 세계에서도 철저히 버림받은 존재다.”
미국 LA타임스의 햇병아리 기자였던 제니퍼 토스는 1990년대 초 뉴욕시 지하에 있는 터널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 얘기를 듣고 취재에 나섰다. 그렇게 몇 달간의 위험한 취재를 통해 작성된 이 책은 노숙자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저서이자 탐사문학의 고전으로 읽히고 있다.
그들은 지상의 삶에서 쫓겨나 생존을 위해 지하 터널로 숨어든 뉴욕에서 가장 빈곤한 계급이다. 저자는 취재를 위해 그랜드센트럴 역에서 가장 깊은 곳인 지하 7층까지 들어갔다. 크고 작은 굴들이 지하 7층까지 펼쳐진 그 거대한 지하공간에는 도시가 형성돼 있었다. 1991년 당시 그랜드센트럴 역과 펜실베이니아 역에서만 6000여명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가는 지하 세계의 모습과 지하 생활자들의 사연을 문학적인 필치로 보고하면서 그들을 짐승 취급하는 지상의 편견을 깨뜨리고 그들을 미국 사회의 비극을 경고하는 존재들로 조명해낸다. 또 그들이 구축한 공동체에서 발견되는 지상의 자본주의와는 사뭇 다른 가치관과 규칙들에 주목하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 시대의 비극에 대한 연구서로 이 책을 제안한다”고 후기에 썼다. 김남중 기자
[손에 잡히는 책] 뉴욕 지하터널 노숙자들, 그들이 주는 경고
입력 2015-12-03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