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체코 양국은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원전모델의 유럽연합(EU) 인증 취득 협력 및 양국 간 신규 원전 운영·기술교류 등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주규모 1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체코 신규 원전시장에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양국 정부는 프라하 대통령궁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제만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양국 간 원전협력 MOU 2건, 과학기술 8건, 정보통신기술(ICT) 2건, 보건의료 2건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분야 협력 MOU 18건을 체결했다.
특히 양국은 ‘한·체코 원전협력 MOU’를 통해 체코의 신규원전 건설과 운영·유지보수, 기술교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해 우리 기업이 체코 원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또 양국은 우리 기업의 유럽연합(EU) 내 원전사업 입찰 참여시 필수적으로 획득해야 하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위한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체코 신규원전 건설과 제3국 공동 진출, 유럽형 한국원전 공동연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계기로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쯤 원전 2기 발주가 예상되는 체코의 시장 규모는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양국은 원전과 관련해 서로 가진 강점을 확인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체코 신규 원전과 관련한 양국 협력 기반도 마련해 양국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원전협력으로 제3국 공동 진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한·체코 양국 간 체결된 보건의료 및 의료기기 협력 MOU에 따라 우리가 14조원 규모의 체코 보건의료 시장을 비롯해 3조원 규모의 ICT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의료기기와 원격의료, 질병관리 등의 분야에서 우리 의료산업의 활발한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양국 문화교류 차원에서 체코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국악원의 ‘아리랑’ 협연 및 한·체코 양국 문화를 결합한 인형극 ‘다락에서’도 관람했다. 박 대통령은 3일에는 비세그라드그룹(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정상회의에 참석, 이들 국가를 상대로도 ‘원전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프라하=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한·체코 정상회담서 MOU 체결] 한국, 10조원대 체코 원전시장 진출 발판 마련
입력 2015-12-03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