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부에서 내년 총선 ‘험지 출마론’의 반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역구 기반이 탄탄한 중진들이 야당 강세인 험지에 출마하는 자기희생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발단은 비박(비박근혜) 핵심이자 당내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김무성 대표까지 지목하며 “중진들이 자기희생을 보여야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서울을 포함한 야당 강세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며 “김 대표는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거나 비례대표 ‘말번’을 배정받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러자 친박(친박근혜)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2일 라디오에 출연해 “당을 위해 제가 희생해야 한다면 당의 명령이고, 또 그것이 총선 승리를 위한 길이라면 따라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도 수도권 험지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반면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 지역구의 주민들에게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해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현 정부 각료 출신이나 청와대 퇴임인사들이 연쇄적으로 총선 출사표를 던지자, 비박계를 중심으로 “이들이 여당 텃밭이 아닌 야당 현역의원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기반 탄탄한 중진들, 野 강세지역서 모범보여라”… 與 ‘험지출마론’ 확산
입력 2015-12-02 22:11 수정 2015-12-02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