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책 강매 사죄합니다” 비난 여론 확산에… 산자위원장직 사퇴

입력 2015-12-02 22:00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사진) 의원이 의원회관에 카드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산하기관에 시집을 강매했다는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노 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저의 출판기념회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을 지고 산업통상자원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가장 우선적으로 헤아려 행동할 것을 다짐하고 약속드린다”며 “다시 한 번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당과 국민에게 사죄한다”고 했다.

노 의원은 전날까지 두 차례의 입장을 발표하면서도 사과나 유감의 뜻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진 데다 문재인 대표까지 당무감사원에 ‘엄정 감사’를 지시하자 태도를 바꿨다. 노 의원은 문 대표의 최측근이다.

문 대표는 노 의원 사퇴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위에서 당무감사원이 엄정하게 감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만 해도 문 대표는 “사실관계는 잘 모르겠다. 더 살펴보겠다”고 원론적 언급에만 그쳤다.

당내에선 노 의원의 사과와 문 대표의 대응 모두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한 채 버티다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바로 납작 엎드렸어야 하는데 일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노 의원뿐 아니라 신기남 의원의 아들 로스쿨 시험 구제 논란 등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갑질’ 파문이 계속되자 이날 안병욱 윤리심판원장이 사퇴 의사를 접고 복귀했다. 문 대표는 안 원장과의 면담에서 최근 당 상황을 설명하며 복귀를 부탁했고, 지난 9월 사의를 밝혔던 안 원장은 결국 복귀했다.

안 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4월 총선까지만 맡기로 하고 일단 수락했다”며 “노 의원 건은 일단 당무감사원이 조사를 한다고 하니 그 내용을 보고 이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