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녀’ 시대 누드 달력도 이제 옷 입는다

입력 2015-12-02 21:57

50년 넘게 젊은 여성의 섹시한 누드로 열두 달을 장식해온 것으로 유명한 피렐리(Pirelli) 달력이 내년 달력에는 전통을 깨고 각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룬 여성들의 평범한 모습을 담았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1일 이탈리아 타이어 업체 피렐리가 제작하는 피렐리 달력 2016년판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사진으로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달력에는 표지까지 13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중국의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야오첸(위 사진)이 표지를 장식했고, 자선활동가인 러시아 톱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자신의 아이를 안고 1월 달력에 등장했다. 이어 루커스필름을 이끄는 캐슬린 케네디, 미국 예술계 대모 아그네스 군드, 테니스 여제 서리나 윌리엄스, 유명 작가 프랜 레보비츠, 드림웍스 이사회 의장 멜로디 홉슨, 영화감독 에이바 듀버네이, 온라인매거진 ‘루키’를 창간한 10대 블로거 태비 게빈슨, 이란 출신 예술가 시린 네샤트,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아내 오노 요코, 미국 펑크 음악의 개척자 패티 스미스(아래 사진), 코미디언 에이미 슈머가 차례로 등장한다.

촬영을 맡은 여류 사진작가 애니 리버비츠(66)는 “여성들이 하는 중요한 역할과 성취를 다뤘다”며 “이들이 옷을 걸쳤는지는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달력에 노출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에이미 슈머와 서리나 윌리엄스는 속옷 하의만 입고 촬영했다. 윌리엄스는 세계 여자 테니스를 지배하는 일인자의 강인한 근육미를 과시했다.

피렐리 회장인 마르코 트론체티 프로베라는 “달력의 주제가 몸에서 두뇌로 옮겨간 것은 요즘 사회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