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리더를 맞이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강화로 제2의 전성기를 노린다.
무선사업부장으로 내정된 고동진 사장은 스마트폰 분야 차별화를 통해 세계 1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과제를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유한 장점은 점차 없어지고 있어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강력한 하드웨어와 폭넓은 가격대의 제품을 기반으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2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애플(13%)과의 격차는 10% 포인트다.
하지만 2013년을 정점으로 실적은 하락세다. 애플과 프리미엄 시장 경쟁에서 밀리며 수익성이 떨어졌고, 중국 업체들이 싸고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어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강점이었던 하드웨어의 우수성으로는 차별화가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전문가인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장 후임으로 고 사장을 무선사업부장으로 내정한 것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강화로 스마트폰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메모리 성능, 제품 완성도 등에서는 경쟁업체보다 한 발짝 앞서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게 현재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을 삼성 스마트폰에 머물게 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 사장은 지난 1년간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맡으면서 갤럭시S6, 노트5 등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간편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보안 솔루션 녹스 등의 개발에도 관여했다. 고 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폭넓은 안목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원만하게 소통하며 일을 추진하는 스타일로 평가되고 있다. 때문에 내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여러 서비스를 묶어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제품 개발 방향을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주변기기+특화 서비스’를 묶는 방향으로 모바일 생태계 구축을 시도해 왔다. 내년에는 이런 시도가 구체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서비스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페이가 대표적이다. 삼성페이는 갤럭시A 같은 중가폰과 스마트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 중에 유일하게 내놓은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은 특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전 세계 콘텐츠 업체들과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나 기어 VR은 갤럭시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쓸 수 있는 특화 서비스다. 사용자가 매력을 느낄수록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새로운 전략은 내년에 선보일 갤럭시S7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눈에 띄는 외형의 변화보다는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능 향상,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갤럭시號 키 넘겨받은 고동진 체제, SW·서비스 강화로 ‘신화’ 다시 쓴다
입력 2015-12-02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