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연설 계기 ‘히포쉬’ 확산 이끈 엠마 왓슨 “페미니즘 단어 쓰지 말라는 권고 받았었다”

입력 2015-12-02 21:40

유엔 여성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영국 배우 엠마 왓슨(25·사진)이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할 당시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쓰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당시 왓슨은 여성을 주제로 연설했으며 이 연설을 계기로 여성인권 캠페인 ‘히포쉬’(HeForShe·그녀를 위한 그 남자)가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왓슨은 30일(현지시간) 영국 패션지 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연설 전 주변으로부터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도록 권유받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단어가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가르기’라고 느끼기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켜야 할 캠페인의 본래 목적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고 소개했다.

왓슨은 당시 권고를 받고 고심했지만 결국 ‘페미니즘’을 연설문에 넣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왓슨은 “마지막에는 그렇게 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며 “여성들마저 사용을 주저한다면 어떻게 남성들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왓슨은 이어 “난 말하고 싶은 게 있고, 그런 걸 밖으로 표출해 내 본연의 모습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도 생각하는 바를 굽히지 않고 말할 뜻을 내비쳤다.

왓슨의 유엔본부 연설은 여성인권운동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명연설로 꼽힌다. 성평등을 위해 여성만이 아닌 남성의 적극적 참여와 연대를 촉구한 이 연설로 히포쉬가 탄생했다.

톰 히들스톤, 조셉 고든 레빗 등 영화배우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지지하기도 했다. 왓슨은 2001년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뒤 ‘노아’ ‘리그레션’ 등에 출연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