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유리천장 너무해… 부장급 여성 비율 1.2%

입력 2015-12-02 20:49

한국 여성들의 고단한 삶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발표한 두 가지 통계자료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30개 공기업엔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했고, 30대 기혼여성 10명 중 4명은 출산과 육아로 ‘경단녀(경력단절 여성)’가 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2일 발표한 박근혜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과 올해 9월 말 기준 시장형·준시장형 30개 공기업의 여성 신규채용 및 승진 현황을 보면 신규채용 인력의 여성 비중은 2012년 25%에서 올해 19%로 떨어졌다. 올해 공기업 신입직원 2501명 중 여성은 490명이었다. 여성 신규인력이 없는 곳도 11곳이었다. 채용보다 승진이 더 어렵다. 간부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중이 급격히 떨어졌다. 사원급은 21.3%였지만 과장급은 9.7%, 부장급은 1.2%로 급전직하했다. 30개 공기업 임원 148명 중 여성은 철도공사 최연혜 사장, 광물자원공사 홍표근 상임감사 단 두 명뿐이었다. CEO스코어는 “박근혜정부가 공기업 여성 임원을 30%로 높이겠다고 법률 개정안을 내놨지만 공기업의 여성 홀대는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력단절 여성 및 사회보험 가입현황’을 보면 결혼과 육아, 임신·출산 등을 이유로 한 번이라도 일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여성은 253만8000명(4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6만3000명(11.6%) 증가했다. 그나마 15∼54세 기혼여성 중 경단녀 비중이 21.8%로 전년보다 0.6% 포인트 하락한 점이 위안거리였다. 한창 직무 능력을 키워야 할 30대에서 경단녀 비중이 37.5%로 가장 높았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