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IS 근거지 이라크와 시리아에 새로운 특수기동타격대를 파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독일이 프랑스 주도의 IS 격퇴전을 지원하기 위해 1200명 규모의 지상군을 파병하기로 한 데 이어 영국 의회도 2일(현지시간) 시리아 내 IS 공습안을 승인했다. 파리 테러를 자행한 IS 격퇴를 위해 국제사회가 공조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만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차대전을 이끌었다면 연합군은 패했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 실패를 비판했다.
◇카터 장관 “새 특수기동타격대 파견” vs 이라크 총리 “반대”=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1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은 이라크 정부와 전면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하면서 이라크군과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사조직 페쉬메르가를 지원하고 IS에 대한 압력을 가중하기 위한 ‘특수기동타격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규모 지상군 파견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공화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지상군 파병 요구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카터 장관은 새로운 부대의 숫자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최소 5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이 부대의 임무에 대해 “인질을 구출하고 정보를 수집하며, IS 지도부를 포획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라크 정부는 이라크 땅 어느 곳에서든 이라크 주권의 승인 없이 외국 군대의 군사작전이나 파병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WP, “오바마가 2차대전 지휘했으면 패전했을 것”=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기후변화는 테러리즘이나 IS 문제와 유사하다”며 “장기간의 지속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 테러 피해국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여객기 격추로 또 다른 IS 테러 피해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잇따라 만난 뒤에도 IS 격퇴와 시리아 내전 종식 협상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이와 관련, WP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신랄히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이 신문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코언은 ‘오바마, 말을 잃은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만일 윈스턴 처칠이 아닌 오바마가 2차대전 당시 영국을 이끌었다면, 지금쯤 런던 올드빅 극장의 연극 ‘햄릿’은 영어가 아닌 독일어로 공연되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영국이 독일에 패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처칠은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당시 영국 총리였다. 코언은 리비아와 이라크, IS 대응전략이 오락가락한 사실을 지적한 뒤 “시리아 사태 초기에 개입해 유혈사태와 인도적 재앙을 막으라는 제안이 있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최소주의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IS는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어 이집트, 나이지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레바논, 요르단 등에서도 위협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IS를 봉쇄하지 못했다”고 답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파리 테러 직전 “IS 봉쇄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한 발언과 배치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기동타격대 파견”… 흔들리는 오바마 최소주의
입력 2015-12-02 21:25 수정 2015-12-03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