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전원주택만 노려 4년간 12억원 털어… 주운 담배꽁초 흘려 수사 혼선

4년간 전국을 돌며 고급 전원주택을 턴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외제 대포차를 이용하거나 등산객으로 위장했다. 주운 담배꽁초를 일부러 범행 장소에 버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도 했지만 결국 담배꽁초 때문에 꼬리를 밟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고급 전원주택을 돌며 12억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턴 혐의(특수강도·강도상해·특수절도)로 김모(47) 박모(46)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공범 이모(47)씨는 지난해 4월 홀로 빈집을 털다 검거돼 수감됐다.

김씨 등은 2012년 10월 30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전원주택에서 부엌칼로 주인 정모(69·여)씨 등을 위협하고 2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부산, 경남, 경기 등지에서 36차례에 걸쳐 12억1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물품을 가로챘다.

부유층 노부부의 집을 범행 대상으로 정한 이들은 인터넷에 ‘고급 전원주택’을 검색한 뒤 나오는 지역에 고급 외제차를 타고 가 꼼꼼히 사전답사를 했다. 등산복 차림으로 야산을 넘어 범행에 나섰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길거리에서 주운 담배꽁초를 인근에 버리기도 했다. 경찰은 범행 도구를 불태운 부산 기장군의 한 야산에서 김씨가 직접 태운 담배꽁초를 발견해 이들을 검거했다.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