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1일 오전 10시15분(현지시간) 짐바브웨 하라레 공항에 내렸다.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부부가 직접 공항으로 달려 나와 영접했다. 4만여명의 짐바브웨 국민과 화교들은 거리로 나와 시 주석 부부를 환영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무가베는 아프리카의 최장기 독재자로 서방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지만 시 주석은 무가베의 손을 꼭 잡았다. 그는 “중국과 짐바브웨는 진정한 전천후 친구로서 중국은 영원히 오랜 친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가베 대통령도 “중국은 짐바브웨의 전천후 친구”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의 짐바브웨 방문은 중국 정상으로는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의 1996년 방문 이후 약 20년 만이다. 시 주석의 아프리카 방문은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이후 2년9개월여 만이다.
시 주석은 돈 보따리를 풀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기술협력 협정, 인프라 건설 등 10건의 협력 문건에 서명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수출입은행은 짐바브웨 황게 화력발전소 보수 및 확장 프로젝트를 위해 12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키로 했다. 확실한 친구로 만들어 아프리카 영향력 강화를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뜻이다.
중국으로서는 현재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급격히 줄고 있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액을 만회할 대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중국과 아프리카 무역액은 올해 3분기까지 1300억 달러(약 151조1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00억 달러(약 255조8600억원)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런민대 후위웨이 연구원은 “시 주석의 중요한 목표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 협정을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유형의 협력은 금융, 물류, 부동산 등 산업 전반을 포괄할 것”이라며 “특히 제조업에서는 과잉 생산력을 아프리카에 수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와 군사·안보 분야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한 현안이다. 최근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이 지부티와 현재 군 지원시설 건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지부티 군사 기지가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의 항해안전 수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주석은 2∼5일 마지막 행선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다. 국빈 방문기간 제이컵 주마 대통령과 회담하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총회에도 참석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장쩌민 이어 시진핑… 무가베 향한 ‘구애’
입력 2015-12-02 21:22 수정 2015-12-03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