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이어 타자 ‘Park’이 간다… 홈런왕 박병호 미네소타와 계약

대한민국 ‘홈런왕’ 박병호(29)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 마침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일(한국시간) “미네소타가 한국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출신 박병호와 4년 1200만 달러, 5년째 구단 옵션이 낀 1800만 달러(약 209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미네소타 구단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박병호의 입단을 축하했다.

박병호는 2016∼2017년 처음 2년 동안에는 연봉 275만 달러를, 2018∼2019년에는 연봉 300만 달러를 받는다. 여기에 2020년 연봉 650만 달러의 팀 옵션과 50만 달러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됐다.

현지 언론이 예상한 연평균 최소 5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지난해 강정호가 포스팅 금액 500만2015달러, 4년 총액 1100만 달러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으면서 강정호보다 2배가 넘는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기록한 박병호에 대한 연봉 기대치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박병호의 보장 금액은 4년 1200만 달러로 강정호와 큰 차이가 없었다. 현지 매체인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도 “강정호의 계약 조건보다 크게 높지 않다. 박병호가 연봉 총액에서 100만 달러 정도 높다”고 의아해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입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기분 좋게 미네소타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4년 기준 연봉 300만 달러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평균(425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스몰마켓’인 미네소타에선 야수 중 팀 프랜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2300만 달러)와 커트 스즈키(600만 달러), 트레버 플로페(480만 달러)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박병호는 계약 체결과 동시에 구단 25인 로스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5인 로스터는 경기 출전이 가능한 명단이다. 1군 전체인 40인 로스터에서 주전에 가까운 선수들을 압축한 명단으로 볼 수 있다. 박병호는 9명의 내야수 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미네소타는 우선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있지만 내야수로 등록해 1루수나 3루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MLB닷컴의 미네소타 공식 홈페이지 ‘뎁스차트’에도 박병호의 이름이 올라왔다. 뎁스차트는 현재 로스터에 등록돼 있는 선수들을 팀 내 포지션과 비중에 따라 순서대로 배치한 표다. 박병호는 여기서 주전 지명타자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 전에는 미겔 사노가 1순위였다. 사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80경기에서 타율 0.269 18홈런 52타점을 기록한 유망주다. 그러나 사노는 박병호가 들어온 뒤 두 번째로 밀렸다.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공격력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병호는 1루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순위는 5번째다. 이 자리는 마우어가 철옹성처럼 사수 중이다. 미네소타는 3일 홈구장 타깃 필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병호의 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