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CJ헬로비전과 합병한 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통한 기대 효과와 비전을 처음 공개했다. 이형희 SK텔레콤 이동통신망사업(MNO) 총괄은 “새로 출범하는 합병법인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겠다고 발표했으며,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인수·합병 신청서를 정식 제출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이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총괄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국내 침투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침체된 통신·미디어 산업에 투자해 질적 서비스의 혁신을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콘텐츠 산업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합병을 통해 소비자들이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합병 법인은 플랫폼 가입자 규모가 800만명까지 늘어나게 돼 투자를 통한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기반의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합병할 경우 방송 다양성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이 총괄은 “지역 정보전달 콘텐츠를 늘리는 등 지역 기반 가입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를 SK텔레콤 고객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가입자들 동의 문제나 KT 전용 단말기 사용 등이 걸려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SK텔레콤 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 직원은 그대로 고용 승계하고,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경쟁 제한적 기업결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는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해 방송통신산업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인수·합병 건은 이동통신은 물론 알뜰폰, 초고속인터넷, 방송에 이르는 모든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신청서를 접수한 미래부와 방통위, 공정위는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성 여부, 이용자 보호, 방송 공공성, 지역 다양성 등을 심사할 방침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CJ헬로비전’ 인수 관련 SKT “합병 후 5년간 5조 투자”
입력 2015-12-0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