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서 골밑은 외국인 센터들의 공간이 돼버렸다. 국내 토종 센터들도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골밑을 지키지만 아무래도 힘과 높이에서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원주 동부의 김주성(205㎝)과 울산 모비스 함지훈(198㎝)은 또 다른 의미의 센터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이들에게 ‘센터=골밑’이란 말은 옛말이 돼버렸다.
‘동부산성의 기둥’ 김주성은 올 시즌 ‘컨트롤 타워’를 자청했다. 김주성의 또 다른 팀 내 별명은 ‘205㎝의 포인트가드’다. 팀을 위해 활동 범위를 3점슛 라인까지 넓혔다. 센터 로드 벤슨(207㎝)은 물론이고 웬델 맥키네스(192㎝)까지 모두 골밑 성향이 강해 이들에게 공격 공간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김주성은 수비를 끌고 나오는 역할 뿐 아니라 3점슛 시도도 늘렸다. 성공률도 53.6%(15/28)로 높은 편이다.
함지훈도 김주성과 비슷한 위치에서 팀을 돕고 있다. 사실 함지훈의 포지션은 센터보다는 포워드에 가깝다. 센터로 서기엔 높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지훈은 다른 빅맨들이 갖지 못한 유연함과 센스를 타고 났다. 함지훈은 ‘외국인 듀오’ 아이라 클라크(202㎝)와 커스버트 빅터(192㎝)가 동시에 투입되는 3쿼터에 외곽으로 완전히 빠지는 경우가 많다. 동선이 겹쳐 공격 밸런스가 깨지는 부작용을 피하면서 패스 능력은 극대화 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는 올 시즌 기록에서 나타났다. 1일 현재 리그 어시스트 1위(경기당 6.33개)다. 황인호 기자
토종 빅맨들… “가드로 뛰어볼까?”
입력 2015-12-02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