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장에 외국인인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사진)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이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현대미술관장 최종 후보 3명에 대한 서류·면접심사와 인사검증 등을 통해 신임 관장으로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를 임명했다고 2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을 포함해 문체부 산하 문화예술기관의 수장으로 외국인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리는 네덜란드 현대미술센터인 비테 데 비트 예술감독,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 회장 등을 맡아 글로벌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관을 운영한 경력이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에 7년간 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스페인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관람객 수와 입장 수익을 늘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유수 기관과 협력을 확대하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문체부는 마리 내정자와 비자 발급과 입국 일정 등을 협의해 이르면 오는 14일부터 관장직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임기는 2018년까지 3년이다.
문체부의 이 같은 결정에 미술계 일각에선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일부 미술계 인사는 마리 전 관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새 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자 그의 전적을 문제 삼아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미술인들은 “마리 전 관장이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할 당시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작품을 전시하지 않기 위해 ‘짐승과 주권’ 전을 행사 직전 취소하고 두 명의 큐레이터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 국내 공공 문화예술기관의 검열과 같은 선상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국립현대미술관장 논란 끝 첫 외국인 임명… 바르토메우 마리 선정
입력 2015-12-02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