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폭력적 극단주의의 확산을 막고 테러리즘에 대응하려는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선 오래도록 유지될 평화의 방벽(defences of peace)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 해답이 바로 교육에 있으며, 세계시민교육을 더욱 확산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 유네스코(UNESCO) 본부에서 첫 특별연설을 통해 파리 연쇄테러 등 폭력적 극단주의 해결 방안으로 ‘세계시민교육’ 확산 및 강화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테러 척결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전 세계는) 폭력적 극단주의와 문화, 종교 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해법도 함께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의 인천선언을 통해 세계시민교육이 향후 15년간 세계 교육목표로 설정됐다는 점을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평화의 방벽’은 유네스코 헌장에 나오는 문구로, 박 대통령은 이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인용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핵·북한 문제에 대해 “특정 국가가 야기하는 지역 불안정과 평화에 대한 위협은 국제사회 전체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 문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의 과제는 평화통일로 풀어야 한다”며 “평화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남북 간 환경·민생·문화의 3대 통로 가운데 문화의 통로는 민족 동질성 회복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 문화 통로로 개성 만월대 발굴 사업과 남북 공동 유물전시회 등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60여년 전 유네스코가 한국을 지원한 이후 ‘소중한 동반자’ 관계를 지속해왔다는 점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유네스코는 1951년 교과서 공장을 건립해 교과서 출판을 지원했고, 교육재건 방안을 작성해 한국이 교육정책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유네스코의 초기 지원은 한국이 국가 발전의 초석을 닦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네스코에서 연설한 것은 처음이다. 연설은 20분간 진행됐고, 프랑스 각계 주요 인사와 파리 주재 외교단,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연설에 앞서 성악가 조수미씨는 ‘아리랑’과 ‘즐거운 나의 집’을 불러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박 대통령은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면담 및 오찬을 갖고 한국과 유네스코 간 파트너십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한·유네스코는 이번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유네스코 자발적 기여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청소년 발달 및 참여를 위한 국제무예센터 설립 협정’ 등도 체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비핵화 대화를 위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테러로 9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한국은) 항상 프랑스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파리=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극단적 테러리즘 대응 위해선 평화의 방벽 세워야”… 朴 대통령, 역대 대통령으론 첫 유네스코서 연설
입력 2015-12-01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