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평행선 마이웨이’… 백 투더 2012?

입력 2015-12-01 21:56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거북골로에 위치한 독거노인 김정희 할머니 집을 찾아 김 할머니와 손을 잡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당 안철수 의원(오른쪽)이 광주 남구 임앙동 광주김치타운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김장을 담그다 김치를 시식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모습이 2012년 대선 단일화 과정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1일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1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해 빈곤층 노인들의 거주실태와 복지 사각지대를 점검했다. 같은 시간 안 의원은 광주 김치타운을 방문해 지역주민과 함께 김장 담그기 행사를 가졌다. 당 혁신을 놓고 대립하는 두 사람의 민생행보조차 제각각이었다.

두 사람의 등 돌리기는 ‘아름다운 야권후보 단일화’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던 2012년 대선 당시와 너무 닮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당시 지지율에서 뒤지던 문 대표는 안 의원에게 끊임없이 후보 단일화 ‘러브콜’을 보냈다. 무소속으로 나섰던 안 의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고집했다. 범야권의 압박으로 단일화하자는 데 두 사람이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 또 싸웠다. 문 대표 쪽에선 ‘안철수 양보론’의 불을 지폈고, 안 의원은 “큰 실망을 느꼈다”며 협상 중단까지 선언했다. 결국 안 의원 사퇴로 문 대표가 야권 대선후보 자리를 최종적으로 차지했다. 아름다운 단일화는 실패한 것이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두 사람의 현재 모습은 마치 3년 전 대선 때의 앙금이 하나도 사라지지 않은 채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양상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다른 인사도 “한 사람이 이 말을 하면 다른 사람이 저 말을 했던 그때 상황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