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수능 채점 결과] 문·이과 모두 ‘영어’가 당락 가르는 핵심 변수
입력 2015-12-01 21:47 수정 2015-12-02 00:19
수능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면 정시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변별력 대란’은 없을 전망이다. 만점자 비율이 대다수 과목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고, 표준점수 최고점 상승폭도 상당해 수험생 성적 분포가 예년보다는 고르게 분산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강점을 보인 영역을 중심으로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성적표에 찍힌 점수는 불변이어도 대학별로 ‘대접’이 다르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2016학년도 정시 원서접수는 24일 시작된다.
(‘국·영·수 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는 국민일보 홈페이지(www.kmib.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문·이과 모두 ‘핵심 변수’는 영어
문·이과 공통으로 영어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영어 만점자는 0.48%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3.37%였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지난해 132점보다 4점이나 높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등급 구분점수(130점)보다 6점이나 높다. 상위권에서도 변별력이 상당했다는 얘기다.
또 입시업체들은 영어의 1등급컷 원점수를 94점으로 추정한다. 지난해에는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하락했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2∼3문제까지 허용했다는 말이다. 특히 영어는 대부분 대학에서 문·이과 공통으로 가중치가 부여되는 과목이다. 문과는 국어와 영어, 이과는 수학과 영어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문과는 국어B형이 지난해보다 쉬웠다. 하지만 만점자가 0.30%여서 변별력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대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는 지난해에 비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3점밖에 떨어지지 않아 136점으로 나타났다. 입시업체 분석에 따르면 국어B형의 원점수 기준 1등급컷은 93점이다. 국어A 96점, 수학A 95점, 수학B형 96점보다 낮은 수치다.
수학A형은 만점자가 0.31점으로 지난해(2.54%)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39점으로 지난해보다 8점이나 높아졌다. 수학을 잘 본 수험생이라면 상향 지원을 고려할 만하다. 사회탐구는 국어 영어 수학에 비해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점자 비율을 보면 한국사 10.47%, 세계지리 8.20%. 생활과 윤리 6.71%, 세계사 7.29%, 법과정치 5.14%, 한국지리 4.88%, 경제 1.94%, 사회문화 1.83%, 윤리와 사상 1.10%, 동아시아사 0.68% 등으로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쉬웠다.
이과는 지난해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국어·영어·수학·탐구영역에서 변별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모든 문제를 맞혀야 1등급을 받았던 수학B형도 만점자가 1.66%로 어느 정도 변별력을 확보했다. 다만 다른 과목들에 비해서는 쉬웠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보면 국어A형이 134점, 수학B형 127점, 영어 136점이었다. 수학B형은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컷 차이가 3점에 불과했다. 국어A형은 만점자 0.80%, 표준점수 최고점 134점으로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과학탐구는 까다로웠던 것으로 확인돼 이과 상위권 수험생에게 핵심 과목이 됐다. 만점자 비율을 보면 생명과학Ⅰ 0.04%, 물리Ⅰ 0.37%, 화학Ⅰ 2.15%, 지구과학Ⅰ 0.87%, 생명과학Ⅱ 2.50%, 물리Ⅱ 11.56%, 화학Ⅱ 0.84%, 지구과학Ⅱ 8.02% 등으로 대체로 어려웠다.
정시모집 과도한 상향지원 자제를
가채점 때 지원 가능 대학들의 윤곽을 잡아놨다면 성적 발표 뒤에는 실제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 등으로 지원 가능 대학들을 걸러내야 한다. 입시업체에서 나오는 배치표를 활용하면 유용할 것이다. 배치표는 ‘1차 정보’로만 참고하는 게 좋다. 대부분 배치표는 국어·수학·영어·탐구 등 모든 영역을 동일 비율로 산출한다. 개별 대학의 수능성적 환산 방법, 반영 비율 등 세밀한 부분은 반영되지 않는다.
올해는 변별력이 확보돼 최상위권은 지원 전략을 세우기가 수월해졌다. 특히 지난해 이과는 국어A형, 수학B형, 영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을 합산하면 389점이었다. 1등급컷 384점과 5점에 불과했다. 올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397점으로 1등급컷 384점과 13점이나 차이가 난다. 문과도 수학A와 영어가 어려워져 과목 간 변별력이 고르게 나타났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본인이 강점을 보인 영역의 반영 비율 등을 따져야 한다. 문과 상위권 대학에서는 사회탐구의 환산 점수와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유불리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과도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서 과학탐구 반영비율이 30%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과학탐구의 백분위 점수가 합격의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위권대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자연계열은 수학과 영어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다. 또한 B형 선택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도 상당수다. 따라서 대학별로 영역별 비중, 반영 과목, 가산점 등을 꼼꼼하게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 특히 사회탐구가 쉽게 출제되면서 만점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사회탐구 점수를 대학자체점수로 변환하지 않는 중위권 대학으로 수험생들이 몰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문과는 영어와 수학, 이과는 영어와 과학탐구 점수가 높으면 상향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며 “상위권에선 정시에서 과도한 상향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상위권 인기학과 합격선은?
입시업체들은 서울대 의예과·경영대 등 최상위권 지원 가능 점수를 표준점수 530점대로 예상했다. 종로학원은 서울대 경영대 예상 합격선을 538점, 이투스청솔은 536∼538점으로 봤다. 사회과학계열은 종로학원이 537점, 이투스는 534∼535점으로 관측했다. 국어교육은 종로학원이 534점, 이투스가 530∼532점으로 예상했다. 의예과는 530점대 중후반이다. 종로학원은 537점을 지원 가능 점수로 추정했고, 이투스는 531∼533점을 제시했다. 화학생물공학부는 종로학원이 526점, 이투스는 522∼523점이다.
연세대와 고려대 인기학과는 520점 후반∼530점 초반으로 예상됐다. 종로학원은 연세대 경영 536점, 정치외교 534점, 영어영문 530점, 의예 536점, 치의예 532점으로 전망했다. 고려대는 경영 536점, 정치외교 534점, 영어영문 529점, 의과대학 532점, 사이버국방 526점 등으로 내다봤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