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와 사모 40여명이 1일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한반도지형 전망대 앞에 모였다. ‘광복(분단) 70주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원로목사 특별기도회’를 갖기 위함이다. 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후원회(이사장 임원순 목사) 주최로 열린 이날 기도회는 시종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기도와 찬양으로 진행됐다.
70∼80대 노(老) 목회자들은 먼저 이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진 죄부터 회개했다. 남북이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을 거듭하는 것에 대한 자성(自省)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휴전선이 속히 무너지고 평화가 깃들게 해 달라”고 손을 높이 들고 기도했다.
후원회 총재 한은수 감독은 여호수아 7장 7∼9절을 본문으로 말씀을 전했다. 한 감독은 ‘기도자의 고뇌’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의 황폐함으로 인해 금식하며 기도한 것처럼 한국교회 성도들도 간절한 기도로 남북 분단의 성벽을 무너뜨리자”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불씨는 독일의 성 니콜라이교회에서 시작된 월요기도회였다”며 “통일을 염원하는 원로목사들의 기도회가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기도행진의 출발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한기원) 차기회장 문세광(82·서울 동대문교회)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크게 성장했다”며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 나라의 역사가 진행되는 것을 믿는다. 하루속히 평화통일이 오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기도회가 열린 한반도지형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국토를 쏙 빼닮았다. 서강이 굽이쳐 흘러 만든 풍경이다. 우리나라의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처럼 강을 낀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한 반면, 서쪽은 경사가 완만한 평지에 가깝다. 2009년 한반도지형의 행정구역 명칭을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바꿀 정도다. 문화재청은 한반도지형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75호로 지정했다.
선암마을 박동훈(73·한반도교회) 장로는 “1981년 마을을 개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련 사진을 찍다 한반도 모습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며 “늘 푸르고 푸른 한반도지형처럼 남북이 하나 되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화통일 기도회를 마친 원로목회자들은 남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도 내놓았다. 전국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이상형(76) 사관은 “이념과 사상을 떠나 남북한이 한 핏줄 한 민족이라는 것을 먼저 자각해야 한다”며 “통일을 이루려면 모든 이권과 욕심을 내려놓고 남북한이 하나가 되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원 소망침례교회 이상모(82) 원로목사는 “십자가는 서로 교차하고 평화통일을 상징한다”며 “한국교회가 복음으로 하나 되는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행동한다면 한반도의 통일도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회는 홀로된 노 목사와 사모들에게 김장김치도 전달했다. 후원회장 이주태 장로는 “남북이 하나 되려면 이렇게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는 목회자들이 필요하다”며 “원로목사와 사모들의 기도가 남북관계를 바꿀 것”이라고 격려했다.
영월=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이 땅 다시 하나 되게 하소서”… 老 목회자들, 한반도 지형 바라보며 염원
입력 2015-12-01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