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SDR 편입,국내 증시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위기이자 기회… 中시장 커져 자금 빠져나갈 수도

입력 2015-12-01 20:26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편입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도 없지 않지만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의 투자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IMF는 30일(현지시간)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공식 발표했다. 위안화가 10.92%를 차지하게 되면서 기존 4개 통화 비중은 조금씩 변경됐다. SDR은 회원국이 재정 악화 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하는 가상통화다. SDR 바스켓에 포함된 통화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리게 된다.

위안화 위상이 높아졌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한국 주식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안기태 연구원은 “중국 SDR 편입이 한국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통해 계량분석한 결과 SDR 편입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DR 편입이 중국 실물경기를 단기간 내 부양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글로벌 자금 흐름을 당장 바꿔 글로벌 운용사의 지역별 자금 배분이 바뀌는 이슈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원화와 위안화가 ‘보완재’ 역할을 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 등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김진명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자산 가격 동조성이 유지될 때 위안화 국제화 영향으로 5년간 주식은 2.28%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2.5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달러 중심의 금융시스템이 바뀌는 것 역시 신흥국에 긍정적일 수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신흥국이 미국 달러화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달러화 변동성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금융시장 확대로 한국의 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위안화 신뢰도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될 경우 민간투자자의 위안화 표시자산 수요가 늘면서 한국 자본시장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위안화 SDR 편입으로 위안화 일일 변동폭이 커지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윤창용 연구원은 “지난 8월 11∼12일 위안화 2.8% 절하 시 한국 원화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비해 달러화 대비 절하 폭이 컸다”며 “현재 일일 변동폭 ±2%보다 커질 경우 받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