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폭 둔화 등 영향… 소비자물가 상승률 0%대 탈출

입력 2015-12-01 20:24 수정 2015-12-01 22:25

올해 내내 0%대에 머무르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1%대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하락폭 둔화가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통계청은 1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를 나타낸 이후 11개월째 0%대를 이어왔다.

통계청은 국제유가의 하락폭이 둔화된 데다 집세 등 서비스 부문 물가가 2.2%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1.23% 포인트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3.0%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대표하는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보다 1.7% 상승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2.2% 하락했다.

1%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올해 물가상승률은 0%대로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물가상승률을 0.7%로 봤다. 정부 관계자도 “다음달 발표할 올해 물가상승률이 0.6∼0.7%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저유가’ 영향이 약해지면서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이어간 데는 유가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체감 물가와 큰 격차를 보인다며 현실감이 떨어지는 데이터라고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유경준 통계청장은 지난달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석유류 등을 제외하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2, 3%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소비자물가 하락을 이끌었던 석유류를 제외할 경우 1.85%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올해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년 소비자물가지수 추이도 석유류 하락폭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기구와 해외 언론들은 내년에는 국제 원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정보청과 국제에너지기구 등 국제기구들은 미국이 원유생산을 8년 만에 감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도 감산에 들어가면서 공급과잉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원유 증산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OPEC가 생산정책을 변경할 경우 유가가 반대로 상승하는 변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