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에 ‘8행시 액자’ 전달 사연은…

입력 2015-12-01 21:39
지난달 중순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 한강로동주민센터에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육필 액자 2개가 전달됐다. 액자에는 ‘동사무소주민센터’의 앞 글자를 딴 8행시가 적혀 있었다.

액자를 보낸 사람은 한강로동에 사는 기초수급자 정모(63·여)씨. 정씨는 남편의 가정폭력과 의처증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해 월세 단칸방에서 홀로 살고 있었는데 영구 임대주택 입주 기회가 왔다.

하지만 정씨는 신청해봤자 떨어질 것이라고 체념한 상태였다. 이에 동주민센터 복지담당 구순모(37)씨가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지원하게 됐고 입주가 확정됐다. 구씨는 “신청기간을 넘겨 영구임대 주택 입주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당첨 가능성이 높은 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했고 다행히 정씨가 당첨돼 기쁘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달 29일 강서구 가양5단지에 입주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될 즈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정씨가 기증한 액자는 현재 동주민센터 사무실 벽면에 걸려 있다. 동 관계자는 1일 “작은 관심으로 한 위기 여성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한 작은 선물로 생각하고 직원 모두가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