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내에서 중국 위안화를 사고팔 때 원·위안 직거래 환율이 적용된다. 지금은 달러화를 매개로 한 재정환율을 쓰고 있다. 원·위안 직거래시장은 지난해 12월 개설된 후 1년 만에 일평균 거래량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위안화 매매기준율을 원·달러-달러·위안 재정환율에서 원·위안 직거래 시장평균환율로 바꿔 시행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재정환율은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는 통화가치를 달러화를 매개로 해 간접 산출한 환율을 말한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80원이고, 위안·달러 환율이 달러당 6위안이라면 원·위안 재정환율은 위안당 180원이 된다.
직거래 환율이 새로운 고시 기준이 된 것은 그만큼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성숙했다는 방증이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재정환율이 아닌 시장평균환율을 적용해도 원화나 위안화가 실제 가치보다 높거나 낮게 평가될 부담이 줄었다. 지난해 12월 직거래시장이 처음 개설될 때만 해도 일평균 거래량은 8억8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일평균 거래량이 36억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한은은 “지난 1년간 원·위안 직거래 일평균 거래량은 22억6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원·달러 일평균 거래량의 26.4%에 달했다”며 “지난 2월 말 중개수수료 인하,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 등 직거래 활성화 지원조치 후 거래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중국과 교역할 때 위안화로 결제하는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수출의 경우 위안화 결제비중이 1.7%(수입 1.0%)에 불과했지만 올 3분기에는 3.4%(수입 3.3%)로 늘었다. 전체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도 지난해 9월 2억4000만 달러에서 지난 9월 9억3000만 달러로 1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은은 향후 원화와 위안화의 결제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교통은행 서울지점과 협의해 원·위안 동시결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내년부터 원·위안화 ‘직거래 환율’로 거래… 직거래시장 개설 1년 만에 거래량 4배 이상 급증
입력 2015-12-01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