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결혼식’을 하면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례를 해드립니다.”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이 합리적 비용의 ‘작은 결혼식’ 확산을 위해 ‘무료 주례자’로 나섰다. 여성가족부는 1일 작은 결혼식 홈페이지(www.smallwedding.or.kr)를 개편하면서 명사(名士) 주례자 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주례 선생님’은 김 장관을 비롯해 이복실 안재헌 전 여가부 차관, 김태석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이사장, 이종성 IBK캐피탈 부사장, 김교식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장, 우효섭 응용생태공학장,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이선희 양육비이행관리원장 등이다.
작은 결혼식 홈페이지를 보면 김 장관은 토요일 주례가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이 전 차관은 일요일 오후에 주례를 할 수 있다. 김교식 이사장은 내년 1월부터 주례 신청을 받는다.
여가부는 지난해 말부터 작은 결혼식을 하는 예비부부에게 고위 공직자 등 저명인사 무료 주례를 연결해주고 있다. 실속 있게 예식을 치르겠다고 온라인에서 서명하고 결혼식 날짜와 지역, 신청 사연 등을 적어넣으면 일정이 맞는 인사와 연결해줬다. 하지만 저명인사라도 정확히 누가 주례를 하는지 모르다 보니 신청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개편된 홈페이지에서는 저명 인사를 직접 골라 주례를 신청할 수 있다. 물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무조건 주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저명인사가 예비부부의 사연을 읽어보고 주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도 맞아야 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결혼식 전 예비부부와 저명인사가 만나기는 어렵다”고 했다.
공개된 9명 외에도 저명인사 60여명이 작은 결혼식 주례를 위해 대기 중이다. 여가부는 주례자 범위를 더 넓히기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주례 재능기부 신청도 받기로 했다.
여가부는 주례 명단 공개와 함께 공공시설 예식장 정보도 업데이트했다. 서울에서는 청와대 사랑채와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서대문구청, 영등포구 남부고용노동지청 등에서 합리적 비용으로 결혼식을 할 수 있다. 유명 웨딩플래너에게 예식 컨설팅을 받을 기회도 제공된다.
여가부 관계자는 “작은 결혼식 확산 서명운동 참여자가 지난해 6159명에서 올해 5만2493명으로 크게 늘었고, 혼례 교육을 받은 예비부부와 혼주도 증가했다”면서 “허례허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혼례문화를 만들어가는 분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단독] “작은 결혼식 하면 OOO 장관이 주례해 드립니다”
입력 2015-12-01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