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칭찬합시다’의 주인공과 TV 사회자 등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나는 누리사업 단장이 되면서 상복도 터졌다. 2003년 6월 12일, 정보통신의 날에 장애인정보통신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가 주는 ‘근정포장’을 받았다. 교육부 장애학생 복지지원 평가에도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그러자 갑자기 보건복지부, 노동부, 교육부, 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 자문위원으로 위촉받아 왕성하게 활동했다. 곳곳에서 강의요청이 쇄도하는 등 세상말로 정말 잘 나갔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내가 장애인 관련 분야에서는 최고라는 우쭐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나를 고난을 통해 신앙으로 단련시켜 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당시로선 너무나 고통스런 사건이었다.
어느 날, 학생상담소장이 갑자기 나를 만나자고 했다. “교수님. 잘 들어 주세요. K란 학생이 교수님에 대해 제보를 했습니다. 그 학생에게 교수님이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서면으로 진술해 보고해 주십시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마치 그 학생과 무슨 이성적인 관계가 있는 듯 의심하는 분위기였다. 기억을 살리니 K학생을 만난 일이 있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자신도 피해 다닌다며 밥도 굶고 학교에 왔다고 했다. 학생이 울고 있기에 전날 받은 특강비를 주며 위로했던 기억이 났다. 학생상담소장에게 이 말을 했지만 믿지 않는 눈치였다. 내가 돈을 주며 마치 학생을 유혹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K학생 역시 비슷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무엇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나사렛대에 부임해 IMF를 맞았을 때, 가난한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 적게는 30만원 많게는 300만원까지 학비보조, 연수비를 지원하며 혜택을 준 학생이 13명이나 되었는데 오히려 이런 일을 당하니 어이가 없었다. 학교측도 학생 말만 일방적으로 믿어주는 것이 너무나 서운했다.
주일날 교회 이영식 담임목사께 이 문제를 털어놓고 상담을 요청했다.
“목사님, 제가 고난 속에 있습니다. 학교측이 도무지 제 말을 안 믿습니다.”
“우리 기도합시다. 하나님과 권사님과의 관계가 어떠한지 먼저 점검하세요.”
당시 권사 직분을 갖고 있던 나는 그날부터 뜨겁게 새벽기도를 시작했다. 새벽기도 8일 만에 기도 가운데 “하나님은 교만을 제일 싫어하시는데 내가 하나님이 주신 영광을 가로채 우쭐대고 있었으며 하나님께서 이 고난을 통해 이 사실을 깨닫게 해주시려 한다”는 응답을 받게 되었다.
그날 바로 일천번제를 결정했다. 아침금식 100일도 작정해 지키며 “하나님 이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라고 매일 기도했다. 하루도 울지 않는 날이 없었다.
담임목사님도 함께 기도해 주셨고 교회 권사님 여러분이 중보기도팀을 만들어 기도해 주셨다. 결국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100일 아침금식을 마친 그날, 학교에서 나의 모든 오해가 풀리는 기적적인 일을 경험했다. K학생이 자신이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 나 때문인 줄 알고 궁지에 몰아넣으려 했던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나는 다음날 새벽제단을 쌓으면서 하나님께 감사기도와 평생 새벽제단을 쌓을 것을 서원했다. 이렇게 매일 새벽에 무릎 꿇던 나는 2007년 3월 18일, 출석하던 분당영광교회에서 장로장립을 받게 되었다.
나사렛성결교단에서는 최초로 분당 영광교회에서 남자권사로 임직을 받은 것도 축복인데 이제 교수로서 나사렛성결교단 첫 장로가 된 것이다. 고난 속에서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은 신앙을 더 두텁게 해 주셨고 기도는 문제해결의 열쇠일 뿐 아니라 축복의 통로임을 확인시켜 주셨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역경의 열매] 김종인 <14> “내가 최고” 교만함 생기자 하나님의 시험이…
입력 2015-12-02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