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이끈 ‘미스터 런민비’… 中 기축통화 편입 주도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입력 2015-12-01 22:17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미스터 런민비(人民幣·위안화)’ 저우샤오촨(67·사진) 인민은행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우 행장은 2002년 12월 이후 14년째 인민은행장직을 수행하는 최장수 중앙은행장이다.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저우 행장은 SDR의 옹호자이자 위안화의 SDR 편입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저우 행장은 2009년 인민은행 웹사이트에 올린 유명한 기고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에 열띤 토론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그는 “현재 국제 통화 시스템 본연의 취약성과 시스템상의 결함이 우려스럽다”며 “개별국가와 무관하며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축통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상 결함이 우려되는 기축통화는 달러였고, 새로운 기축통화는 SDR을 의미했다. 바로 이듬해 중국은 위안화의 SDR 편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재수 끝에 이번에 편입 성공을 이뤄낸 것이다.

중국의 금융 개혁 및 자유화 정책, 위안화의 국제화 뒤에는 언제나 저우 행장이 자리 잡고 있다. 경제주간 차이징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취임 6개월 만인 2003년 5월 국무원 회의에 참석해 당시 원자바오 총리에게 파산 상태였던 국유은행들의 개혁 방안을 브리핑하고 정책 시행을 승인 받았다. 이후 저우 행장 주도로 공상은행과 건설은행의 증시 상장 등 금융 개혁이 이뤄지고 예금금리 상한 및 대출금리 하한선을 확대하는 등 금융 시장화 조치들이 차례대로 시행됐다.

건설은행장, 증권감독관리위 주석 등을 역임하고 인민은행장이 된 저우 행장은 1948년생으로 중국 관료의 통상적인 정년인 65세를 넘긴 상태다. 2013년 시진핑 체제 출범 당시 현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저우 행장은 정년 적용을 받지 않는 전국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 됐고 3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저우 행장의 유임은 금융개혁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금리 및 환율 제도의 개선을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